BMW 4대 줄지어 난폭운전 사망사고… 터널안에서 오토바이 들이받아 70대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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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외제 승용차인 BMW 4대에 나눠 탄 4명이 과속으로 줄지어 질주하던 중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7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숨진 사고가 뒤늦게 드러났다.

BMW를 몰고 가던 운전자가 터널 안에서 급하게 차선을 변경하는 모습. [사진 충남지방경찰청]

BMW를 몰고 가던 운전자가 터널 안에서 급하게 차선을 변경하는 모습. [사진 충남지방경찰청]

충남 공주경찰서는 외제 승용차 4대에 나눠 타고 운전하다 오토바이를 충돌, 이 오토바이 운전자를 숨지게 한 혐의(공동 위험 행위)로 A씨(26)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4명이 외제차 4대 몰고 과속·차선 급변경 사고… 공동위험행위 입건 #운전자들 "흐름에 맞춰 운전했다" 부인, 블랙박스로 난폭운전 드러나

A씨 등은 지난달 10일 오후 4시쯤 충남 공주시 반포면의 한 터널에서 BMW 승용차 4대를 각각 운전하며 갑자기 차선을 바꾸거나 시속 100㎞ 이상으로 과속하는 등 난폭운전을 하다 앞서가던 오토바이 운전자 B씨(76)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것은 줄지어 운행하던 차량 4대 중 3번째인 A씨였지만 경찰은 사고 책임이 운전자 4명에 모두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이들은 시속 70~80㎞인 도로를 120~130㎞의 속도로 달렸다. 과속으로 질주하며 다른 차량 사이를 지그재그로 오간 것으로 드러났다.

BMW 4대에 나눠타고 난폭운전을 하던 운전자들이 터널 안에서 급하게 제동하는 모습. [사진 충남지방경찰청]

BMW 4대에 나눠타고 난폭운전을 하던 운전자들이 터널 안에서 급하게 제동하는 모습. [사진 충남지방경찰청]

선두에서 달리던 차량은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가까스로 비껴갔지만 뒤따르던 차량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서로 부딪힌 뒤 오토바이까지 들이받은 것이다. 과속과 차선 급변경을 반복하던 이들은 터널 안에서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뒤에야 멈췄다고 한다.

조사 결과 회사원인 A씨 등은 모두 BMW 차량을 소유했고, 세차장에서 우연히 만나 드라이브를 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오후 대전에서 출발해 청양까지 운전하던 중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사고 직후 경찰에서 “차량 흐름에 맞춰 운전했을 뿐 위험하게 운전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 등을 근거로 이들이 줄지어 난폭운전한 것으로 확인, 공동 위험 행위 혐의를 적용했다.차량 2대 이상이 앞뒤로 줄지어 운전하며 위험을 초래하면 도로교통법 상 공동위험 행위에 해당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목적지를 정한 뒤 빨리 도착하기 위해 과속과 차선을 급변경하다 사고가 난 것”이라며 “4명을 모두 입건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공주=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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