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는데 15분이면 충분?…일본서 중학생 식사시간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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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구마모토현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급식을 먹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 [교도=연합뉴스]

일본 구마모토현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급식을 먹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 [교도=연합뉴스]

일본 중학생들이 실제 점심을 먹는 데 주어지는 시간이 15분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중학교 식사시간 논란의 진앙은 요코하마(横浜)시다.
NHK에 따르면 지난달 요코하마시 시장선거 때 중학교 학교급식 도입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짧은 식사시간이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학부모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너무 짧다" "식사시간을 없애자는 것이냐" 등 비난을 쏟아냈다.
왜 15분일까?
요코하마시 교육위원회의 해명은 다음과 같다.
오전 수업을 마치고 오후 수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학생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45분 정도다.
그런데 여기에는 점심을 먹기 위해 준비하는 5분, 식후 소화에 필요한 휴식 시간 20분, 오후 수업을 준비하거나 이동하는데 걸리는 5분이 모두 포함돼 있다.
따라서 나머지 시간 15분 내에 학생들은 식사를 마쳐야 하는 셈이다.
NHK가 취재한 결과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개 정령시(政令市ㆍ인구 50만명 이상 도시) 교육위원회의 응답에 따르면 실제 점심시간은 15~20분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이제 막 초등학교를 졸업한 중학교 1학년의 상황이 가장 열악하다는 점이다.
주로 체육 위주인 클럽 활동 시간으로 인해 실제 점심 시간이 5~10분 정도 더 짧다는 것이다.
점심을 마치자마자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준비하는데 소요되는 시간 때문이다.
사정이 이런 데도 지자체 교육 담당자들은 “수업이나 학습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변화도 포착된다.
가와사키(川崎)시는 올해부터 중학교 급식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최소 35분 이상의 식사시간을 갖도록 했다. 이를 위해 전체 점심 시간을 65분으로 늘렸다.
교육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적어도 아이들이 음식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은 줘야 한다”는 논리가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NHK는 “아침 등교시간을 5분 정도 앞당겨 수업엔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점심 식사시간을 좀 더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45분 중 수업준비, 쉬는 시간 빼면 15분 #중1은 더 취약, "5~10분 더 짧아" #"수업 시간 확보하려면 어쩔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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