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북한의 적이 아니다”라면서 “어느 시점에 북한과 생산적인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북한의 잇따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로 미국 내에서도 대북 강경론이 힘을 얻는 가운데 대화론을 언급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취임 6개월을 맞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어느 시점에 북한과 (테이블 앞에) 앉아서 북한이 추구하는 안보와 경제적 번영의 미래에 대해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다만 “대화의 조건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핵무기로 미국과 역내 국가를 공격하는 능력을 보유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해,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내세웠다.
그는 “우리는 (북한의) 정권 교체와 붕괴, 한반도 통일 가속화를 추구하지 않으며, 북한에 미 군대를 보내기 위한 구실도 찾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당신(북한)의 적이 아니고 위협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북한은 우리가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을 가하고 있고 우리는 이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면서 “북한의 위협은 우리가 예상했던 방식대로이며, 북한은 우리에게 북한 문제의 긴급성을 보여줬다”고도 했다.
틸러슨 장관은 중국에 대해서는 “우리는 북한의 상황에 대해 중국을 비난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중국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는 만큼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