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일본에 단둥은행 제재 요청…北 자금 도쿄 경유했을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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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단둥은행이 일본 도쿄 은행 2곳에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도쿄 AP=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단둥은행이 일본 도쿄 은행 2곳에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도쿄 AP=연합뉴스]

미국이 대북 제재 명단에 오른 중국은행에 대한 공조 제재를 일본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은 “북한 핵·미사일 개발을 지원해 미 정부가 금융제재 대상에 올린 중국 랴오닝(遼寧)성의 단둥은행이 일본 대형은행 2곳에 국제송금용 계좌를 둔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미 정부가 일본 정부에 단둥은행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도록 외교 루트를 통해 요청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미 재무부는 단둥은행이 북한 당국의 ‘돈 세탁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며 대북 제재 명단에 올리고 미국 기업 등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시켰다.
이후 일본 정부도 단둥은행에 대한 독자 제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었다.

미국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단둥은행이 일본 도쿄 은행 2곳에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도쿄 AP=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단둥은행이 일본 도쿄 은행 2곳에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도쿄 AP=연합뉴스]

아사히에 따르면 미 당국이 단둥은행의 국제거래 흐름을 추적한 결과, 단둥은행이 도쿄의 대형은행 2곳에 ‘대리계좌(コルレス口座)’를 개설하고 미국 대형은행들과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미국이 일본 정부를 통해 이 계좌의 폐쇄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이 일본계 은행과 기업을 국제거래 경유지로 이용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단둥은행 이외에도 미국이 대북 제재 명단에 올린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도 함께 요청했다고 한다.
미국은 대북무역을 하는 중국 기업들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개발 지원 상황을 추적하면서 해당 기업들을 제재 리스트에 계속 추가해나가고 있다.
단둥은행 역시 북한의 무기 개발과 관련해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세탁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아사히는 “미·일 양국이 공조 제재에 나서면 북한의 국제금융 거래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지만, 일본 정부의 제재가 일·중 관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 정부는 미국이 중국은행과 기업에 대한 독자 제재를 발표한 이후 주미 대사관을 통해 “제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北 '돈 세탁 창구' 지목된 中 단둥은행, #日 은행에 대리계좌 개설, 美 은행 거래 #일본 제재 공조 시 중국과 관계 악영향 우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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