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조작 사건’ 이용주 의원 검찰 소환…“큰 힘엔 큰 책임 따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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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35)씨의 취업 특혜 제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용주(49) 국민의당 의원을 소환 조사했다. 그는 “큰 힘엔 큰 책임이 따른다”며 “아는 그대로 검찰에 말하겠다”고 말했다.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현직 국회의원이 검찰에 출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민의당이 지난달 26일 제보 조작을 인정하는 대국민 사과를 한 지 한 달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에 대한 조작된 취업특혜 제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는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 26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으로 들어서며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에 대한 조작된 취업특혜 제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는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 26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으로 들어서며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남부지검 공안부는 이 의원을 26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다. 이 의원은 지난 19대 대선 당시 준용씨가 한국고용정보원 취업 과정에서 특혜를 입었다는 제보를 공개한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의 단장이었다. 그는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구속된 이준서(40) 전 최고위원으로부터 지난 5월 4일 조작된 제보 자료를 직접 건네받았다.

대공개 사과 한달만에 첫 의원 소환 #"국민 결코 속이려 하지 않았다" #"수사 결과 발표 후 안철수 입장표명"

이날 오후 3시 50분쯤 남부지검 청사 앞에 나타난 그는 “새 정치를 기대하고 지지해주신 국민에게 죄송하다.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은 문재인 대통령과 준용씨에게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면서 “하지만 저희는 국민을 결코 속이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며 “사건의 진상이 밝혀질 수 있도록 아는 그대로 검찰에 말하겠다. 검찰도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한 수사 이뤄지길 부탁드린다”고 말한 뒤 청사로 들어갔다.

특혜 의혹 검증 책임이 공명선거추진단에 있다고 보는 검찰은 이 의원이 제보가 허위임을 알았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앞서 소환한 김성호(55)ㆍ김인원(55) 전 부단장에 대해선 어느 정도 수사가 다 마무리됐다. 이 의원을 수사하면 정리 국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전날 검찰 자진출석 의사를 밝히며 안철수 전 대표의 2차 입장표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검찰이 향후 수사 결과 발표하게 되면) 안 전 대표와 함께 당시 선거대책위원장과 지금 현재 비상대책위원장이 같이, 당 전체가 사과 등 입장표명을 하는 방안이 이야기 되고 있다. 수사결과 발표 뒤 그에 상응하는 정치적 책임 부분도 논의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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