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건군 90주년 기념 열병식 실전 워게임 형식으로 진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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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다음 달 1일 인민해방군 건군 9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실전 워게임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24일 “오는 8월 1일 네이멍구(內蒙古) 주르허(朱日和) 합동전술훈련기지에서 건군 90주년 기념 대규모 군사퍼레이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열병식은 지난 2015년 9월 베이징 천안문에서 열렸던 ‘승전 70주년’ 열병식과 달리 육군과 공군이 참여하고 실탄을 사용한 화력 시범 형식이 될 예정이다.

“시 주석, 아시아 최대 전술훈련기지서 위장군복 입고 관전” #19차 당대회 앞두고 대장에서 주석으로 호칭 바뀔 지 주목

중국 지도부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대)를 앞두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군 장악력과 지도력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이번 열병식에서 새로운 무기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열린 인민해방군 건군 90주년 기자회견에서 열병식 개최 여부에 대해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관련 내용은 준비 상황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발표할 것”이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이번 열병식에 대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온라인판에서 군 소식통을 인용해 “아시아 최대 군사 훈련기지인 주르허의 연례 워게임에 특별한 손님이 참석할 것”이라며 시 주석의 참가를 전망했다.
SCMP는 “시 주석이 베이징에서 북동쪽으로 400㎞ 떨어진 주르허 합동전술훈련기지에서 펼쳐질 중국 최대 연례 워게임을 관전하는 것은 공식적으론 처음”이라며 “사이버 전쟁, 특전 부대, 육군 공수부대와 전자파 방해 기술 등이 적용된 실전 워게임을 관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2015년 9월 3일 승전 70주년 기념 천안문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인민해방군을 차량을 타고 사열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015년 9월 3일 승전 70주년 기념 천안문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인민해방군을 차량을 타고 사열하고 있다. [중앙포토]

신문은 또 “이번 기념행사에서 지난 3월 인민해방군 공군에 배치된 자국산 스텔스 전투기 젠(殲)-20 편대가 첫선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 주석이 이번 열병식에서 지난해 4월 20일 신설된 중앙군사위 직속 연합작전지휘센터 시찰하면서 선보인 위장 군복차림을 다시 공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열병식에서는 장병들의 구호도 관심사다. 지난 1일 반환 20주년을 맞은 홍콩 주둔 부대를 열병하는 자리에서 기존의 ‘서우장 하오(首長好, 대장님 안녕하십니까)’라는 구호 대신 ‘주시 하오(主席好, 주석님 안녕하십니까)’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과 2015년 열병식에서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시 주석 모두 “퉁즈먼 하오(同志們好·동지들 안녕하십니까)”라고 장병들에게 말했고 이에 장병들은 ‘서우장 하오’라고 화답했고, 다시 “퉁즈먼 신쿠러(同志們 辛苦了·동지들 고생 많습니다)”라고 말을 건네자 우렁찬 목소리로 “웨이런민푸우(爲人民服務·인민을 위해 봉사하겠습니다)”라고 외쳤다. 이에 대해 홍콩 매체들은 ‘수장’에서 ‘주석’으로 호칭이 바뀔 경우 19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위상이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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