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여고 농구 슈터, 노동부 장관 된다

중앙일보

입력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전 국회 민주당 공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웃고있다. 조문규 기자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전 국회 민주당 공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웃고있다. 조문규 기자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한 김영주(62)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구선수 출신이다. 선수로선 다소 늦은 서울 무학 여중 2학년 때 처음 코트를 밟았다. 신장 170㎝, 가드 겸 포드로 농구 명문 무학여고에서 활약했다. 1974년 고교 졸업 뒤엔 서울신탁은행 소속 실업팀에서 뛰었다. 하지만 체력적 한계가 있었다. 실업 진출 3년 만에 은퇴를 택하고 이후 은행원으로 변신했다. 85년엔 서울신탁은행 노조 여성부장으로 일했고, 95년 여성 최초의 전국금융노동조합연맹 부위원장이 됐다. 그는 또한 37살의 나이로 한국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해 97년 대학 졸업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발을 내디뎠다. 18대 총선에선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패해 낙선했지만, 2012년 19대 총선(영등포갑)을 통해 국회에 재입성한 뒤, 20대 총선에서도 승리한 3선 의원이다.
 김 후보자의 스타일은 ‘여장부’에 가깝다고 한다. 그의 측근은 김 후보자를 두고 “평소 신중하면서도 시원시원하게 업무를 처리해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특유의 붙임성 덕분에 여당과 야당을 가리지 않고 동료 의원들과 두루 친분이 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가 노동부 장관에 김 후보자를 내정한 건 노동계에서 20년 가까이 활동한 전문성과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17대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이 선정한 국정감사 우수의원에 4년 연속(2004~2007년)으로 선정됐다. 19대 국회 하반기엔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돼 다양한 노동 현안을 다루기도 했다.
 인사청문회 현역의원 불패신화도 김 후보자 지명 이유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김부겸(행정안전부)ㆍ김영춘(해양수산부)ㆍ김현미(국토교통부)ㆍ도종환(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은 현역의원으로서 별다른 잡음 없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다. 여성이라는 점 역시 김 후보자 지명에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그가 임명될 경우 18부·5처·17청의 장관급 기관장 19자리 가운데 6자리가 여성으로 채워진다. 내각의 30%를 여성 장관으로 채우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에도 부합하는 인선인 셈이다.
 김 후보자는 장관으로 지명된 23일 “경제적 불평등으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노동부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청문회는 한번도 해보지 않아 열심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대엽 전 후보자 자진사퇴 열흘만 #농구선수→은행원→정치인 거쳐 #노동전문성, 청문회, 여성 고려한 듯

◆ 김영주(62)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서울 ▶무학여고-한국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연맹 상임부위원장 ▶19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제17대ㆍ19대ㆍ20대 국회의원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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