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조작 사건 두고 추미애-홍준표-박지원 3각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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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 특혜채용 제보조작 사건을 두고 10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맞붙었다. 여기에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도 공개적으로 반발하기 시작했다. 정치권에서 ‘화력’이 세기로 이름난 이들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앉아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앉아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대표는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의 몸통론을 계속 제기했다. 박 전 대표가 5월 1일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36초 통화한 사실을 공개한 것과 관련, 추 대표는 “박 전 대표는 36초간 짧은 전화에 ‘무엇을 주고받을 수 있느냐’, ‘기억이 안 난다’고 하지만 최종 컨펌(승인)하는 시간은 36초로 충분하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유미씨 단독범행이 결코 아니란 것을 본인 말로 스스로 증명한 분이 해답을 내놓길 바란다”면서 “김대중(DJ)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치를 배웠다는 박 전 대표에게 양심에 따른 행동과 정치에 대한 책임을 촉구한다”고 했다.
추 대표는 앞서 국민의당이 이유미씨 단독범행이라고 발표한 데 대해 박 전 대표와 안철수 전 의원의 책임을 감춘 ‘머리 자르기’라며 검찰을 향해 “(허위사실일 수도 있는 걸 알고도 유포한) 국민의당 지도부의 미필적 고의도 수사하라”고 요구했었다.
이후 검찰은 조작 자체는 이유미씨의 단독 범행이라고 여기면서도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게 ‘미필적 고의’ 혐의를 적용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강정현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강정현 기자

홍준표 대표는 “특혜가 본질이고 증거조작이 있었느냐 없었느냐는 본질이 아니다”며 “본질을 도외시하고, 곁가지 수사로 본질을 덮으려고 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당 대표가 부적절한 발언을 해서 국회 전체를 파행시키는 것은 여당 대표답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당 대표의 발언을 보면 본말이 전도됐다고 생각한다”며 “이 정부가 본질을 덮고 가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사건은 2006년 제가 환경노동위원장을 할 때 한국고용정보원에 국정감사를 가서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이 파헤친 사건”이라며 “앞으로 정기국회에서 본질 문제가 본격적으로 나오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와 이용주 의원(뒤)이 4일 오후 국회 법사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와 이용주 의원(뒤)이 4일 오후 국회 법사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전 대표도 공개적인 반박에 나섰다. 그는 추 대표가 판사 출신이란 걸 염두에 둔 듯 “담당 검사의 역할은 담당 검사에게 맡기고 집권여당 대표의 역할만 하길 촉구한다”며 “참으로 다행인 건 추 대표가 일찍 사법부를 떠난 것이다. 만약 사법부에 남았다면 이런 편향된 시각으로 집권여당을 망가뜨리듯 사법부까지 어떻게 되었을까 끔찍하다”고 했다. 이어 추 대표의 36초 통화 의혹 제기를 두곤 “국민의당과 저 박지원은 죽어도 좋다는 허위사실을 미필적 고의로 유포하고 있는 것이다. 자제를 촉구한다”고 했다.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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