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쌍둥이 같다" 마크롱 만나는 文 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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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하는 다자 정상회의다. 이 가운데 문 대통령은 9개국 정상과의 연쇄 양자회담을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독일로 출국하기 전인 지난 5일 “여러 국가에서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요청하고 있어 시간 배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탄핵 정국에서 촛불 혁명을 통해 당선된 문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5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로 출국하며 환송 나온 관계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5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로 출국하며 환송 나온 관계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실제로 문 대통령은 독일에서 지난 6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고, 7일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다. 한반도 주변 3국 정상과의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모두 마치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지난 6일 한·미·일 3국 정상이 참여하는 만찬에서 다시 회동했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맬컴 턴불 호주 총리과의 회담을 할 예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2013년 취임 첫 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 이탈리아, 독일,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 4개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가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중앙포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중앙포토]

 프랑스에서 만39세라는 최연소로 당선된 마크롱 대통령의 인기도 높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히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담 일정 잡기가 까다롭다”며 “문 대통령과 함께 각 국 정상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내서도 자신이 이끄는 신생정당 ‘레퓌블리크 앙 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가 지난달 프랑스 총선 결선투표 결과 전체 하원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두는 등 60%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다자외교는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문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 모두 가장 최근에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각국 정상의 관심이 몰릴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문 대통령은 탄핵 정국에서 치러진 지난 5월 9일 대선에서 41.1% 지지율을 얻어 당선된 직후 곧바로 대통령에 취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보다 3일 앞선 5월 7일(현지시간) 치러진 결선 투표에서 득표율 66.1%를 획득해 일주일 뒤 25대 프랑스 대통령에 취임했다. 지난 5월 29일 두 정상간 첫 전화 통화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저의 대선 승리가 마치 쌍둥이 같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압도적 지지로 대통령에 선출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화답했다.

이러한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 시진핑 주석이 직면해 있는 국내 정치적 위기 상황과 맞물려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번 G20 정상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정치적 돌파구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몰려 있다. 아베 총리는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고이케 유리코 (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이끄는 지역정당에 참패해 자민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시진핑 주석이 강하게 거는 반부패 드라이브에 동요와 불만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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