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 아동 어머니 울먹 "미국은 '오마이갓'...한국은 내버려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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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주 씨는 자신의 딸이 덜 익은 고기패티가 든 맥도날드 해피밀 세트를 먹고 HUS에 걸려 신장장애를 갖게 됐다며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식품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사진은 작년 9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진단을 받은 최은주 씨의 딸이 몸이 부은 채로 병실에 누워 있는 모습. [피해자측 법률대리인 황다연 변호사 제공=연합뉴스]

최은주 씨는 자신의 딸이 덜 익은 고기패티가 든 맥도날드 해피밀 세트를 먹고 HUS에 걸려 신장장애를 갖게 됐다며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식품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사진은 작년 9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진단을 받은 최은주 씨의 딸이 몸이 부은 채로 병실에 누워 있는 모습. [피해자측 법률대리인 황다연 변호사 제공=연합뉴스]

이른바 '햄버거병'으로 알려진 용혈성요독증후군(HUS)으로 하루 10시간씩 복막투석을 받고 있는 아동의 어머니가 TV 뉴스에 출연해 울먹였다. 그는 한국 맥도날드가 아이를 그냥 내버려두는 것 같아 속상하다며 심경을 전했다.

6일 오후 TV조선 뉴스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한 최은주씨는 "햄버거 패티 넣는 것도 사람이고, 정렬하는 것도 사람이다"라며 "실수할 수 있고, 사고도 당할 수 있는데, (한국 맥도날드가 아이를) 그냥 내버려 두는 게 너무 속상해서 그래서 (소송을) 했다"고 밝혔다.

HUS는 1980년대 미국에서 햄버거 속 덜 익은 패티를 먹고 난 후 집단 발병이 보고된 이후 '햄버거병'으로도 불린다. 대장균 O157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최씨의 4살짜리 자녀 A양은 작년 9월 경기도 평택의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고 복통을 호소하더니 결국 병원에서 HUS 진단을 받았다.

전원책 앵커가 최씨에게 아이의 상태에 관해 질문하자 최씨는 "신장은 눈과 귀처럼 망가지면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다"며 "(신장의 90%가 손상됐고) 10%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혈액 투석, 복박 투석 등 해야 한다. 균 간염 위험이 너무 커서 복막 수술을 해서 10시간 정도, 자는 동안 복박 기계를 돌리고 있다"고 답했다.

[TV조선 방송 화면 캡처]

[TV조선 방송 화면 캡처]

최씨는 아이의 증상과 관련해 미국 맥도날드 본사와도 상담을 진행한 바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는 대조적으로 미국 맥도날드 측에서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최씨는 "본사에 1800 상담 전화를 해서 얘기했다. 처음에는 한국이라는 얘기 안 하고, 아이가 무엇을 먹었고, 배가 아프다. 증상 얘기하고, HUS라고 한다고 했더니 상담원이 '오마이갓' 그러더라"며 "그러더니 어느 지점이고 어느 주냐 물어봤다. 한국이라고 하니 '정말 안타깝고 미안한테 행정적인 문제로 한국 맥도날드에 전화해서 안내받고 이 문제는 중요한 것이니까 꼭 안내받으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고 밝혔다.

최씨에 따르면 그러나 한국 맥도날드 측은 최씨에게 진단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최씨는 "'소견서 진료기록 다 드렸는데, 뭐가 더 필요하냐' 했더니 의사 진단서인데, 우리 제품 무엇을 먹고, HUS가 됐다는 내용의 진단서를 받아오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맥도날드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이라는 앵커의 질문에 최씨는 "그분들께 바라는거 이제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햄버거병 문제에 검찰이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해당 사건을 형사2부에 배당했다. 작년 논란이 된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한 부서다. 검찰은 우선 고소인인 최씨의 주장을 검토하고, 맥도날드 매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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