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도 않고 노모 모시며 평생 일만 하며 외롭게 살다 떠나”

중앙일보

입력

4일 오후 3시 40분께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천 주변에서 보수보강공사를 하던 근로자 수 명이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1명은 구조됐고, 물에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되는 나머지 3명가량에 대해서는 현재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실종자가 발생한 양덕천. [연합뉴스]

4일 오후 3시 40분께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천 주변에서 보수보강공사를 하던 근로자 수 명이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1명은 구조됐고, 물에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되는 나머지 3명가량에 대해서는 현재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실종자가 발생한 양덕천. [연합뉴스]

창원 하천 주변 복개구조물 보수공사 중 실종돼 5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된 김모(59)씨 유족들은 “환갑이 가까워지도록 결혼도 하지 않고 노모를 모시고 외롭게 살았다”고 안타까워했다.

마산 양덕천 작업 중 급류 휩쓸려 사망한 #김모씨 사연 전해져

이날 끝내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는 3명 중 김씨의 친척 남동생은 “형은 80대 노모를 모시고 살다가 평생 일만 하다가 떠나게 됐다”며 “형은 평소 새벽 4시에 기상하는 등 굉장히 부지런한 사람이었다”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숨진 김씨의 여동생은 “오빠가 집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고, 사고가 난 날도 평소처럼 부산 집에서 창원으로 출근했다”고 말했다.

전날 사고로 숨진 김씨 등 3명의 시신은 현재 마산의료원에 안치됐다. 유족들은 시신을 부산에서 화장하는 것이 고인을 위한 길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아들을 먼저 보낸 김씨의 모친 정모(86)씨는 지팡이를 쥔 채 장례식장 사무실 앞에 딸과 함께 힘겹게 서 있었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4일 오후 3시40분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천 부근 복개구조물 아래에서 보수공사를 하던 인부 4명이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이 사고로 3명이 실종돼 사고 지점에서 약 1.8㎞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명은 다행히 사고 직후 별다른 상처를 입지 않은 채 구조됐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복개천은 도심의 물이 일시에 모이는 지점인데 당시 폭우가 쏟아지면서 급류가 형성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과정에 업체 등이 보수공사를 하면서 작업자에 대한 안전지침을 제대로 지켰는지는 앞으로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날 창원지청은 사고 발생 원인에 대해 전체적으로 조사한다고 말했다. 강요원 창원지청장은 “장마철 집중호우 등 복개천 작업을 할 때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음에도 작업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사를 통해 관련법 위반사항이 확인되면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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