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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수준 마초 경쟁될 것" 트럼프-푸틴 세기의 만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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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회동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사람은 오는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다. 회동의 시간·형식·의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제 이슈가 산적한 가운데 막강한 영향력과 독특한 성격을 지닌 두 사람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첫 회동을 갖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위)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오는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첫 회동을 갖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위)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최대 관전 포인트는 누가 기선을 제압하느냐다. 두 사람은 서로를 “재능있다” “똑똑하다”며 공개적으로 칭찬해 왔다. 그러나 정작 대면해서는 치열한 기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CNN도 “두 사람은 대중 앞에서 남성성을 드러내며 으스대고 적을 위협해 힘을 과시하는 공통점을 가졌다”고 전했다.
또 둘 다 바디랭귀지로 여러 해석을 낳는 정치적 서사를 끌어내는 데에도 노련해 예상 못한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의 격렬한 악수, 푸틴의 눈물이 그 예다.

7~8일 독일 G20정상회의 중 첫 회동 #"남성성 과시하는 공통점" 기싸움 예상 # 테러리즘, 시리아 내전 등 논의할 듯 # "러시아 내통설로 고전하는 트럼프 # 의혹 해소 위해 푸틴과 선 그을수도" #

특히 ‘러시아 내통설’ 의혹에 휩싸인 트럼프는 평소보다 ‘오버’할 수 있다. 회동이 화기애애하거나 푸틴에게 주도권을 빼앗길 경우 ‘크렘린의 꼭두각시’라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보 관료를 지낸 데렉 콜레트는 CNN에 “두 정상 사이에 올림픽 수준의 마초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국제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리 유샤코프 러시아 대외정책 보좌관은 “미국이 테러리즘과 시리아를 논의하고 싶어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시리아 문제에서 양측 입장은 완전히 상반된다. 러시아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미국은 반군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지난해 말 미 정부가 폐쇄한 뉴욕과 메릴랜드의 러시아 휴게시설 반환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미 ABC방송이 전했다. 당시 오바마 행정부는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면서 휴게시설을 ‘스파이 시설’로 간주해 폐쇄했다.
이 외에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재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확장 등도 의제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기념품숍에서 파는 티셔츠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얼굴이 '우리는 러시아를 사랑한다'는 문구와 함께 그려져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기념품숍에서 파는 티셔츠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얼굴이 '우리는 러시아를 사랑한다'는 문구와 함께 그려져 있다. [AFP=연합뉴스]

이번 회동으로 양국 관계 및 국제 정세에 극적인 전기가 마련되리라는 기대는 크지 않다. 무엇보다 ‘러시아 내통설’에 휘말린 트럼프의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G20정상회의 전 방문하는 폴란드에서 강력한 나토 지지 성명을 발표해 푸틴 대통령이 미국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푸틴과 선을 그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의 정치분석가인 마리아 리프만도 ABC방송에 “트럼프 대통령 당선 뒤 러시아 관료들이 양국 관계를 낙관했지만 희망은 현실화되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돌파구를 기대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허버트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동에 대해 “정해진 의제는 없다. 대통령이 원하는 것들을 말할 것”이라며 “회담은 다른 나라와 했던 논의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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