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직찍 본 팬이 “진짜 예뻐” 극찬한 60kg 아이돌 실제 만나보니

중앙일보

입력

[사진 네이트판, 김민상 기자]

[사진 네이트판, 김민상 기자]

생각보다 반응이 빠르다.

유명 백화점과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벌써 그들의 음악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들의 이름을 건 마스크팩과 방향제 상품까지 줄줄이 출시된다.

지난 5월 25일 첫 앨범을 낸 걸그룹 소녀주의보 얘기다.

최근 한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에서는 소녀주의보 한 멤버에 관한 글이
가장 인기 있는 글로 떠오르면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사진 네이트판]

[사진 네이트판]

커뮤니티 글 제목은 ‘실제로 60kg이 넘는다는 걸그룹 멤버’.

4월 24일 쇼케이스 무대에서 직접 찍은 사진(직찍)과 함께 팬이 글을 올렸다.

팬은 “빼짝(바짝) 마른 것보다 이런 몸매를 보니까 남달라 보이고 진짜 예뻐. 근육으로 몸매를 유지하니까 춤을 출 때도 흔들림이 전혀 없다”고 했다.

소녀주의보 인터뷰 영상 [중앙포토]

소녀주의보 인터뷰 영상 [중앙포토]

소속사로 전화를 걸었다.

“정말 60㎏ 맞아요?”
“아 네..네..한 달 전에는 60㎏이 맞았는데요...지금은 58㎏까지 줄였습니다.”

“이런 얘기 들으면 싫어할 것 같은데...”
“보통 여자 아이돌은 168㎝이면 48㎏을 맞춰야 한다는 룰이 있죠. 그래도 자라나는 아이들이잖아요. 먹지 말라고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식이 조절보다는 운동을 시켰어요. 이렇게 된 김에 운동이라도 열심히 하자!”

합숙실에서 연습하는 소녀주의보

합숙실에서 연습하는 소녀주의보

소녀주의보 5명은 20세 멤버 한겨울만 빼고 모두 고등학생이다. 지난 22일 소녀주의보 소속사 알파카프로덕션 사무실을 찾았다. 서울 강남 신논현역과 논현역 사이에 있는 영동전통시장 골목의 한 주택가 지하 1층이었다.

“에어컨이 나오지 않아 죄송합니다.”(매니저)

이날 소녀주의보 한겨울·윤지성·김슬비·전샛별·이구슬 5명이 모두 사무실 겸 합숙소로 나왔다. 아이돌이 많이 다닌다는 예술고등학교 학생이 2명. 지성은 경기도 수원에 있는 일반 고교 수업만 마치고 바로 합숙소로 와서 생활한다. 다섯 명 중 가장 키가 크다.

서울 강남 신논현역과 논현역 사이에 있는 영동전통시장 골목의 한 주택가 지하 1층에 있는 소녀주의보 연습실[사진 유튜브]

서울 강남 신논현역과 논현역 사이에 있는 영동전통시장 골목의 한 주택가 지하 1층에 있는 소녀주의보 연습실[사진 유튜브]

“몸무게로 먼저 주목을 받네요.”
“처음에 저도 그 글을 봤어요. 제목이 자극적이더라고요. 악플이 달릴까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긍정적으로 봐줬어요.”

소속사 대표는 “지성이의 몸무게가 처음에 남초(男超) 사이트에서 비난을 받다가 여초(女超)사이트로 옮겨가면서 ‘지금까지 본 아이돌보다 몸매가 보기 좋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사진 소녀주의보 인스타그램]

[사진 소녀주의보 인스타그램]

지성은 “저도 사실 데뷔 전에 대중성 때문에 ‘빨리 빼야지’라고 생각했는데 많은 팬들이 응원해주고 편지도 써줘서 힘이 된다”고 말했다.

“그래도 신경은 쓰일텐데….”
“사실 ‘저런 게 아이돌 하면 나도 하겠다’는 댓글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빼고 싶을 때도 있죠. 그게 예쁘니까. 하지만 지금은 어떻게 해서든 대중한테 알려지는 게 좋으니까. 나중엔 AOA 설현처럼 되고 싶어요. 사람들이 과거보다는 지금을 기억해 주잖아요.”

[사진 지성 인스타그램]

[사진 지성 인스타그램]

몸매 관리 비법이 궁금했다. 그는 “식단 조절을 하는데 굶지는 않는다. 과자는 아니어도 밥은 잘 챙겨 먹는다”고 했다. 또 “케틀벨(주전자와 유사한 고리 형태 손잡이를 가진 무거운 물체)을 1000번 정도 든다. 처음에는 6㎏ 들었는데 지금은 16㎏도 든다. 무거운 걸 들 때는 횟수는 줄인다. 또 버피 테스트와 스쿼트, 플랭크도 즐겨한다”고 말했다.

몸무게 때문에 뜬 걸그룹이지만, 여전히 먹는 건 경계 대상이다. 멤버들은 “자기 전에 먹방(음식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인터넷 방송)을 틀고 소리를 들으면서 잔다. 에드머·떵개·슈기·햇님님 웬만한 먹방은 다 본다”고 말했다. 먹방을 즐겨 본다는 얘기는 그걸 보면서 먹는 걸 참는다는 의미다.

[사진 유튜브]

[사진 유튜브]

탕수육으로 식습관을 알아봤다.
“혹시 부먹 찍먹 알아요?”(부먹은 양념을 부어먹고, 찍먹은 찍어 먹는다는 뜻)
지성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 4명은 ‘찍먹’을 택했다. 지성이 고개를 빼쭉 내밀었다.
“아 근데 배달시켜 먹으면 부먹이야. 배달시키면 어차피 바삭함이 사라지니까”

신생 소속사지만 대표가 직접 자막을 다는 유튜브 방송도 만든다. 방송에선 멤버들의 예능감까지 넘친다. 세 번째 곡으로 정상까지 거머쥔 ‘크레용팝’ 데뷔 시절을 보는 듯하다. 내 맘대로 주는 스타의 몸무게는 285g. 인터뷰에 동행한 김은빈 기자는 5.959kg을 줬다.

“왜?”
“빨리 뜨라고. 떴으면 좋겠어요.”

김민상·김은빈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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