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동반 출전, 최정-최항 "꿈꿔온 일이 이뤄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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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인천 kt전에 나란히 선발 출장한 최정(오른쪽)과 최항. [사진 SK 와이번스]

25일 인천 kt전에 나란히 선발 출장한 최정(오른쪽)과 최항. [사진 SK 와이번스]

최정(30)-최항(23·이상 SK) 형제의 꿈이 이뤄졌다. 1군 경기에서 동시에 선발 출장한다.

최항은 25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kt와 경기에서 8번타자·1루수로 출전한다. 일곱 살 터울 형인 최정은 3번·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시범경기에선 둘이 나란히 그라운드를 밟은 적이 있지만 정규시즌에서 나란히 스타팅으로 나선 건 처음이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최항은 스윙이 좋고 내야 유틸리티 자원이다. 크게 긴장하지 않고 1군 생활을 즐기는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스스로 "많이 긴장했다"고 말한 최항은 "생각보다 감독님이 빨리 불러주셨다. 1군에서 야구하는 게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형이 3루에서 던지면 내가 1루에서 받는 장면을 항상 생각했다. 형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고 웃었다.

SK 최항. [사진 SK 와이번스]

SK 최항. [사진 SK 와이번스]

삼형제의 맏이인 최정은 유신고를 졸업하고 2005년 SK에 입단한 간판 타자다. 막내 최항은 2012년 유신고를 졸업한 뒤 8라운드(전체 70번)로 SK에 지명됐다. 지난해 사회복무요원에서 소집해제된 최항은 올해 2군에서 타율 0.338(북부리그 9위), 6홈런·42타점을 기록했다. 육성선수였던 최항은 이날 정식선수로 전환되면서 처음 1군에 등록됐다. 당연히 롤모델은 형 최정이다. 그는 "형을 따라하기엔 버겁다. 배울 건 배우고, 나는 내 색깔을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항은 입단 당시보다 체중을 많이 불렸다. 그는 "힘을 붙이는 게 중요할 거 같아 그랬다. 형처럼 홈런을 많이 치려고 하기보단 많이 출루하고, 선구안을 키우는데 신경썼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 첫 타자인 이대형의 타구는 3루 쪽으로 향했고, 최정의 송구를 받아 최항이 아웃시켰다.

프로야구 사상 형제가 같은 팀에서 동시에 선발로 나선 건 1985년 4월 9일 인천 MBC전에서 양승관이 6번 중견수, 양후승이 1번 우익수로 나섰다. 이후 구천서-구재서(OB) 쌍둥이 형제, 지화동-지화선(빙그레) 형제가 맥을 이었다. 나성용과 나성범은 2015년 6월 2일 창원 LG-NC전에서 상대팀 선수로 맞서 함께 홈런을 치기도 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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