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인플루엔자(AI) 피해복구에 앞장서온 50대 공무원(팀장)이 야근 후 자택에서 숨졌다.
가슴 통증으로 쓰러져 병원 옮겨졌지만 숨져 #숨지기 전날도 오후 8시30분까지 초과 근무 #AI 피해 농가의 보상과 재입식 업무에 매진 #
25일 경기 포천시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4시 30분쯤 축산방역팀 한모(51) 팀장이 의정부시 자택에서 가슴에 통증을 느끼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한 팀장은 급성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 진단을 받았다. 평소에 별다른 지병은 없었다고 한다. 수의사인 한 팀장은 포천시 수의직(가축방역관) 공무원이다.
포천시는 전국에서 양계농가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지난 겨울 AI 발생으로 가축방역 활동이 집중적으로 이뤄져 왔다. 한 팀장은 포천지역 가축방역 업무를 총괄해 왔으며, 최근에는 AI 피해 농가의 보상과 재입식 업무 등에 매진해 왔다.
시 관계자는 “한 팀장은 AI로 피해를 본 농가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밤낮으로 노력해 왔다”며 “(숨지기) 3일 전 몸이 안 좋아 병원에서 정밀진단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는데, 결국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숨졌다”고 안타까워했다. 시는 한 팀장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 중이다.
시 관계자는 “한 팀장은 전날 AI 관련 업무로 오후 8시 30분쯤까지 초과 근무(야근)한 뒤 귀가해 새벽부터 가슴 통증을 느껴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24일 오전 숨졌다”고 말했다.
한 팀장은 소화 장애로 인해 병원에서 주사처방을 받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살처분 농가 점검과 방역· 보상 등의 업무에 힘썼다고 한다. 시 관계자는 “AI 비상근무로 연일 격무에 시달리다가 몸이 견디지 못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포천시는 전국 최대 닭 사육지로 농가 225곳에서 가금류 1015만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AI로 300여 만 마리의 닭을 살처분했으며, 최근 군산에서 발생한 AI로 인해 관계 공무원들이 비상 근무를 실시 중이다.
한 팀장은 아내와 슬하에 초·중·고교생 딸 셋을 두고 있다. 빈소는 포천의료원에 마련됐다.한 팀장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 5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