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사관 포위 19분간 “사드 반대”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37호 01면

보수단체는 대한문 집회서 “사드로 나라 지키자”

미 대사관 앞 사드 반대 시위 24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사드철회 평화행동’ 집회 참가자들이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서 ‘사드강요 미국규탄, NO THAAD NO TRUMP’라고 쓴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00여 명의 참가자는 19분 동안 대사관을 둘러싸고 시위를 벌였다. 박종근 기자

미 대사관 앞 사드 반대 시위 24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사드철회 평화행동’ 집회 참가자들이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서 ‘사드강요 미국규탄, NO THAAD NO TRUMP’라고 쓴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00여 명의 참가자는 19분 동안 대사관을 둘러싸고 시위를 벌였다. 박종근 기자

한미 정상회담을 닷새 앞둔 24일 오후 서울 도심에선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상반된 입장을 가진 진보·보수단체의 시위가 동시에 열렸다.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지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천 명의 인파가 서울광장과 대한문 앞에 모여들면서 인근 도로는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었다.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찬반 시위 #수천 명 몰리며 극심한 교통 혼잡

참여연대·민주노총 등 90여 개 단체로 구성된 사드한국배치저지 전국행동(이하 전국행동)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광장에서 ‘6·24 사드 철회 범국민 평화행동’ 집회를 열었다. 약 3000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며 행사가 시작됐다. 이들은 “주민 생존 위협 말고 사드 배치 철회하라” “사드 가고 평화 오라” 등의 구호를 반복적으로 외쳤다. 김천에서 올라온 중학생 김모양은 연단에 올라 “사드에 쓸 돈을 통일비용에 쓰자”고 외쳐 박수를 받았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이모(32)씨는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막는 데 아무 소용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사드 배치 강요의 부당함을 당당히 지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국행동은 오후 5시20분쯤 행진을 시작했다. 세종로 광화문 방향 3개 차로를 통해 이동한 이들은 한 시간쯤 뒤 미국대사관 앞에 집결했다. 이후 시위 참가자들이 손을 잡고 대사관을 에워싸는 ‘인간띠 시위’를 시작했다. 사회자 선창에 따라 “사드 가고 평화 오라” “미국 사드 미국으로” 등의 구호도 외쳤다. 한 명씩 깃발과 피켓을 흔들며 일어났다 앉는 이른바 ‘파도타기 시위’도 진행했다. 이들은 전날 서울행정법원이 제시한 ‘20분 이내에 미국 대사관 뒷길 구간을 통과해야 한다’는 집회 허가요건을 지키기 위해 시위를 마친 뒤 신속히 이동했다. 시위대 선두가 제한구간에 들어갔다 모두 빠져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총 19분이었다. 이들은 광화문광장에 집결한 이후 해산했다.

이에 앞서 서울광장 맞은편 대한문 앞에선 사드 배치를 지지하는 보수단체인 태극기혁명 국민운동본부가 ‘잊지 말자 6·25’ 집회를 열었다. 약 2000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태극기와 성조기를 동시에 흔들며 “사드로 나라 지키자. 사드 철수는 한·미 동맹 파탄”을 외쳤다. 연단에 선 안모씨는 “길 건너에서 종북좌파와 철없는 젊은이들이 난리를 치고 있다. 사드 배치의 정당함과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우리가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민제 기자, 정서영 인턴기자
letme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