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 학술 격월간지 ‘시대정신’, 재정난으로 78호 내고 휴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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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시대정신 페이스북]

[사진 시대정신 페이스북]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년 11월부터 보수의 혁신을 내걸고 창간한 격월간지 ‘시대정신’이 무기한 휴간을 선언했다.

 사단법인 시대정신이 발행하는 격월간지 ‘시대정신’은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격월간 시대정신이 재정난으로 인해 이번 5월 17일 발간된 통권 78호를 끝으로 휴간하게 되었습니다. 격월간 시대정신을 아껴주신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 금할 길 없으며, 이후 복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사)시대정신은 종전과 동일하게 활동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홍진표 편집인은 21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잡지 한 호를 내는 데 예산이 2000만원 정도 드는데, 현재 발행 부수 600~700권 규모로는 책을 팔아서 20% 정도 회수하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연간 7000만~8000만원에 달했던 지원금도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시대정신 창간 발행인이었던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는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잡지 ‘시대정신’이 햇수로 20년만에 휴간하게 되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내가 500만원을 내고 쌍둥이인 후배 둘이 300만원을 대 800만원의 자본으로 신촌 근처의 지하 사무실에서 창간했다. 그동안 격월간, 계간, 격월간으로 발행 주기는 조금씩 바뀌었지만 시대의 변화를 일관되게 담아내려 노력했다. 신보수를 대표하는 이념적 잡지를 자임하고 달려왔으나, 막상 보수정권 출범 이후에는 이념과 현실의 간격 사이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이제 오히려 진보정권 등장과 보수의 혼미 앞에서 올바른 보수이념을 정립해야 할 시기에 재정난으로 휴간하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00호를 채우지 못한 안타까움이 크다. 그러나 어쩌랴. 세상 일이 다 그렇듯이 모든 게 자기 뜻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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