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건보 40년, 지속가능한 건강보장 실현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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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철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성상철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국민건강보험이 오는 7월 1일 도입 40주년을 맞는다. 1977년 5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처음 의료보험이 도입된 이후 1989년에 전국민 건강보험시대를 열었고, 2000년에는 직장 및 지역조합이 통합되면서 단일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탄생했다. 건강보험은 그동안 국민의 건강한 삶을 책임지는 동반자로 자리매김했다. 공단은 기획재정부 주관 ‘공공기관 국민체감도 조사’에서 2011년부터 6년 연속 최상위 등급을 달성했고, 수가협상에서는 2년 연속 전유형 협상을 타결하여 공급자와의 상생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건강보험은 의료접근성과 국민의 건강수준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2014년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수명은 82.2세, 영아사망률은 1000명당 3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우수한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외래진료횟수와 평균재원일수도 각각 14.9회와 16.5일로, OECD 국가 평균보다 두 배가량이나 높다. 최근에는 암 등 주요 재난적 질환의 보장성이 강화됐으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행으로 간병비 부담도 낮아졌다. 또한 예방 중심의 건강증진 사업, 담배소송 수행 등 보험자 역할의 저변이 넓어졌다. 이제 건강보험은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국민의 평생 건강보장 및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한 변화와 개혁을 주도해야 할 소명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장년기에 접어든 건강보험은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있다. 우선 저출산 고령화의 심화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높아지면서 노인 의료비 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보험 재정은 현재 약 20조원 가량의 흑자를 보이고 있지만, 내년 7월부터 시행되는 부과체계 개선 효과 등 기획재정부 추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당기 적자가 시작되고 2023년에는 흑자분이 완전 고갈되는 것으로 보인다. 보장률 또한 2015년 기준 63.4%로,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봤을 때 턱없이 부족하다. 고액 진료비가 소요되는 주요 질환 보장률은 약 80%까지 높였지만, 전반적인 보장률은 국민의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국민들은 높은 보험료 부담을 감내하며 민간의료보험에 의존하고 있다.

새 정부 보건 정책도 ‘보장성 확대’가 핵심을 이루고 있다. 우리 공단은 보장성 확대를 위한 재난적의료비 지원 제도화, 본인부담상한제 개선, 비급여 축소 및 관리 강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와 부과체계 개편안의 성공적 안착 등 관련 공약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실무 기관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나아가 적정한 수준의 보험료 부담을 통해 적정 수가를 지불하여 적정한 급여 수준을 보장하는 합리적인 제도를 이뤄감으로써 지속가능한 건강보장을 실현해 나가고자 한다.

공단은 보험자로서 지난 40년 동안 국민의 성원에 힘입어 성장해왔다. 저출산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지금, 보험자의 역할은 그 어느 때 보다 더욱 막중해졌다. 국민이 지켜준 건강보험이 이제 국민을 지켜주는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공단은 최선을 다해 보험자로서의 책무를 수행할 것이다.

성상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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