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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환, "사퇴할 생각 없다"…사생활 공개에 불편 기색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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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환(69)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몰래 혼인신고' 등 논란에 대해 후보직에서 사퇴할 정도의 책임을 질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들·학위 논란까지 겹친 상황에서 정면 돌파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잇딴 논란에도 정면돌파 의지 #"청문회 전 사퇴할 생각 없다" #"국정 수행 결정적 장애 아냐"

안 후보자는 16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거진 논란에 관해 설명했다.

안경환 법무무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서초구 대한법률구조공단 개인회생 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최근 언론에 보도된 논란 등에 대해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안경환 법무무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서초구 대한법률구조공단 개인회생 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최근 언론에 보도된 논란 등에 대해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어진 질의응답은 '몰래 혼인신고' 논란에 집중됐다. 청와대가 이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는지가 쟁점이었다. 안 후보자는 "지명 전에 청와대가 이 문제로 질의한 적은 없다. 며칠 전 혹은 일주일쯤 전에 질의가 와 소명했다"고 설명했다. '질의는 청와대 민정수석실로부터 받았느냐'는 질문에 "어느 부서를 말하긴 어렵다"고 했다.

또 "혼인신고 관련 부분은 2006년 국가인권위원장에 취임하기 전에 내부적으로 해명했다"고 말했다. '현 정부 청와대에는 2006년 소명했던 정보가 없었다는 것인지' 묻는 질문에 "네. 그런 것 같습니다"고 답했다.

안 후보자는 자진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청문회까지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그러나 사퇴할 정도의 책임을 져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이혼한 것이 국정 수행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결정적인 장애가 될 정도의 도덕적인 흠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형사적인 문제가 있었다면 법무부 장관직에 부적절하지만 당시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검찰 개혁과 법무부 탈검찰화에 대한 자신의 의지도 강조했다. 안 후보자는 "모든 개인적인 흠에도 불구하고 눈앞에 닥친 국정 과제이자 국민의 열망인 검찰개혁과 법무부 문민화 작업에 제가 쓸모 있다고 생각해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지망했다"며 "청문회에서 제 공과를 평가해 기회를 주신다면 주어진 임무에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제기된 다른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안 후보자가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의가사 제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행정병으로 근무하다가 폐결핵 등에 걸렸다. 치료를 받다가 현역 복무 부적격자 판정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1970년 육군에 현역으로 입대한 뒤 입대 1년6개월만인 상병 때 질병을 이유로 의병전역했다.

아들의 고등학교에 탄원서를 보내 퇴학을 막았다는 논란과 관련해선 "두 번 의견서를 제출했다. 처음 열린 선도위원회에 의견서를 제출했고, 학교장이 재심 결정 후 구체적인 의견을 요청해 탄원서를 길게 써서 냈다"고 설명했다.

사생활이 공개된 것에 대해 불편해 하는 모습도 비췄다. 혼인 무효소송 판결문이 공개된 것 대해 안 후보자는 "판결문이 어떤 절차를 거쳐 검토된 것인지 의문이 있다. 개인의 사생활이 있는데 당혹스럽다. 상대방은 공직자 후보가 아닌 사인(私人)이다"고 말했다.

앞서 안 후보자는 과거 쓴 글에서 드러난 성 관념이나 자녀와 모친의 미국 국적 등의 논란에 대해서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 "사생활 관련 부분으로 말하기 어렵다" 등 해명을 뒤로 미뤄왔다. 하지만 15일 '몰래 혼인신고'와 아들 관련 문제가 제기되자 진화에 적극 나섰다. 법무부는 15일 밤 11시 57분 출입기자단에 기자회견을 통해 논란을 설명할 것을 알려왔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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