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 자산 증가율↓ 기업은↑…땅값 오르고 무역흑자 늘어 국민순자산은 커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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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동안 기업 자산이 이전보다 빠르게 늘었지만, 가계 자산 증가율은 오히려 둔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16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치)에 나타난 결과다.

한국은행 2016년 국민대차대조표 발표 #"주식시장 개인에게 불리해 가계 순자산 줄어" #전체 국민순자산은 1경3078조원으로 소폭 증가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전체 기업(비금융법인기업)의 순자산 증가율은 8.9%로 2015년 7.5%보다 1.4%포인트 커졌다. 반면 기업을 제외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 증가율은 같은 기간 6.2%에서 5%로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체 국부(國富)에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0.4%포인트 커진 반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비중은 0.4%포인트 작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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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가 이처럼 가난해진 원인으로는 주식이나 펀드, 예금 등 금융자산의 증가폭 둔화가 꼽혔다.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 증가분은 207조4000억원으로 2015년(281조5000억원)보다 74조원 가량 감소했다. 조태형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 팀장은 “지난해 주식시장이 개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움직였고 그게 가계의 금융순자산 증가폭을 감소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집을 사기 위해 빚을 많이 진 것도 가계자산을 감소시키는 주 원인이다.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 금융부채 증가분이 142조7000억원으로 1년 전(127조원)보다 더 커졌다.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이 한국 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다. 순자산 기준 2008년 82.8%에서 지난해 75.8%선으로 조금씩 떨어지고 있지만 미국(34.9%)의 두 배 수준이다. 일본(43.7%), 영국(55.3%) 등에 비해서도 부동산 비중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국내 한 가구당 순자산을 3억6779만원으로 최종 집계했다. 지난해 평균 가구원수 2.5명을 기준으로 계산한 금액이다. 2012년 3억2324만원에 비해 4년간 4500만원가량 늘었다. 조 팀장은 “우리나라 평균 주택가격은 2억4800만원 정도고 여기에 금융자산 등을 더해 나올 수 있는 수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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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말 기준 국민순자산은 총 1경3078조원으로 집계됐다. 국내총생산(1637조4000억원) 대비 8배 규모로 전년(7.9배)에 비해 소폭 올랐다. 국부가 커진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부동산시장 호조에 따른 토지자산의 증가폭 확대가 두드러졌다. 비생산자산(토지자산, 지하자원, 입목자산)의 가격상승률이 지난해 4.6%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로 인한 순대외투자 증가도 국부 증대에 큰 몫을 했다. 순대외투자 금액이 지난해 총 2785억달러를 기록해 2014년 842억달러로 플러스 전환된 뒤 3년째 증가세를 나타냈다.

 국민대차대조표는 자산, 부채 등을 담은 기업 대차대조표와 같이 국가의 재무 상태를 표시한 통계 자료다. 국내 각 경제주체가 형태별 자산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 2014년 5월부터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공동 집계해 발표한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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