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2030년 월드컵, 동북아 4개국 공동 개최 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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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64)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47·스위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을 만나 오는 2030년 FIFA 월드컵의 동북아 공동 개최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인판티노 회장, 정몽규(55) 대한축구협회장과 만나 환담하며 "2030년 월드컵을 한·중·일에 북한까지 참여해 공동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말을 경청한 인판티노 회장은 "조만간 시진핑(64)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는 자리에서 이 문제에 대해 물어보겠다"고 화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새만금 신시광장에서 열린 제22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20170531 군산=청와대사진기자단 한국일보 고영권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새만금 신시광장에서 열린 제22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20170531 군산=청와대사진기자단 한국일보 고영권기자

문 대통령이 제안한 2030년 월드컵 공동개최는 FIFA 평의회 위원이기도 한 정몽규 회장이 지난달 열린 FIFA 총회 참석 직후 언급한 내용이기도 하다. 당시 정 회장은 "2030년 월드컵을 미국, 멕시코, 캐나다가 공동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한중일 삼국에 북한까지 참여하는 동북아 공동체가 2030년 월드컵을 공동개최하면 여러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인판티노 회장이 2~4개국이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라 말한 바 있다. 앞서 FIFA는 오는 2026년부터 본선 참가국을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리는 방안을 의결했다. 대회 규모가 커진 만큼 한 나라가 모든 일정을 도맡은 것보다 여러 나라가 공동개최하는 게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축구는 가난한 나라와 강한 나라가 어깨를 맞대고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면서 "축구는 과거 남북 관계 정상화에도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가 축구"라면서 "축구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일본과 월드컵을 공동 개최했고, 이번 20세 이하 월드컵도 개최했다. 개인적으로 축구는 모든 종목을 통틀어 가장 평등하고 민주적인 스포츠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사진 일간스포츠]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사진 일간스포츠]

인판티노 회장은 "한국은 대단한 나라이며 한국민들은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라면서 "축구를 통해 전 세계에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도 강력하고 중요하다. FIFA 또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적극 참여하겠다. 정몽규 회장이 나를 도와 축구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한다. 이번 20세 이하 월드컵을 훌륭하게 치러낸 한국민 모두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방문으로 국내 일정을 모두 마친 인판티노 회장은 중국으로 건너가 시진핑 주석과 중국축구협회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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