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년생 일진 타투했어요"…진짜인지 확인해보니

중앙일보

입력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이마와 목을 비롯해 왼팔 가득 타투(tattoo·문신)를 한 초등학생의 사진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이 초등학생은 "토시 아니고 합성이 아닌 진짜 타투"라면서 "부산에서 250만원에 타투 시술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초등학생은 자신이 2005년생이라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를 본 오피움 타투 스튜디오(opium tattoo)에서 근무하고 있는 타투이스트 미래(25·여)씨는 "화질이 선명하지 않아 진위를 알 수는 없으나 일반적으로는 가능하지 않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초등학생을 포함한 미성년자에게 타투를 해주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보통 시술 전에 주민등록증 검사를 한다"고 밝혔다. 미래 씨는 "얼마 전 버스에서 여고생들이 '손목에 타투 하나 받는데 5만원에 해주는 곳이 있다더라'는 이야기를 하던 걸 우연히 들은 적 있다"며 "미성년자에게 싼 가격으로 타투 시술을 해주는 업소가 있을 것 같긴 하다"는 추측을 하였다. 그는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할 경우 숙련된 전문가의 시술이 아니기 때문에 마루타처럼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통 유명 타투이스트들은 미성년자에게 타투 시술을 해주지 않는다고 공지하고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보통 유명 타투이스트들은 미성년자에게 타투 시술을 해주지 않는다고 공지하고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또 다른 업계 관련자 이 모(29·여) 씨도 "저 사진이 진짜일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서울 유명 타투 샵들은 미성년자에게 시술을 절대 해주지 않는다. 이 씨는 "초등학생에게 타투 시술을 할 타투이스트가 어디 있겠느냐"며 "부모와 함께 와도 절대 해주지 않는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다만 '일부 중학생들이 타투를 한 후 SNS에 자랑하곤 한다'는 말은 들은 적 있다"며 "일부 지방에선 가능할 것 같긴 하다"고 추측했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사진 페이스북 캡처]

2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보유한 페이스북 페이지 '똥 문신(망한 문신) 제보하는 곳'에는 미성년자들의 타투 사진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미성년자들이 '싸게 해준다'는 말에 타투를 새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미성년자 타투 시술 시 부모 동의를 의무화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SNS에 타투 시술을 받았음을 인증하는 미성년자들의 사진이 끊이지 않고 등장하는 상황에서 타투 각 샵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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