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울린 ‘알레포 소년’의 근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 9news 캡처]

[사진 9news 캡처]

지난해 8월 온몸에 피와 먼지로 얼룩진 채 초점 없는 눈으로 병원 응급차에 홀로 앉아있던 다섯 살의 ‘알레포 소년’ 옴란 다크니시의 근황이 공개됐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ABC, 영국 텔레그래프ㆍ가디언 등은 레바논 한 방송국의 옴란 인터뷰를 인용해 옴란의 최근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공개했다. 언론에 비친 옴란은 건강하고 말끔한 모습이었다. 공습 당시 친형 알리(10)를 잃었지만, 상처를 극복하고 밝은 표정을 되찾았다.

옴란의 아버지는 인터뷰를 통해 “옴란은 당시 마음의 상처가 깊었다”며 “1년이 지난 지금은 밝아졌고, 예전과 같이 또래 친구들과 잘 어울린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가끔 형을 그리워하는 것 같다”며 “더는 시리아에서 옴란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말아야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나 옴란의 아버지는 내전의 원인이 된 시리아 정부를 옹호하며, 바샤르 알 아사드 현 시리아 대통령을 두둔하고 있다.

그는 “우리 가족은 공습 후에도 한 번도 도시를 떠난 적이 없다”면서 “시리아 반군과 세계 언론들이 옴란의 사진을 이용해 시리아 정부를 비난하는데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리아 폭격 현장에서 막 구조된 옴란의 사진이 전 세계에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알렸을 때도 아사드 대통령은 “조작된 사진이다. 진짜가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사진 9news 캡처]

[사진 9news 캡처]

옴란의 사진을 찍었던 알레포 반정부활동가 마무드 라슬란은 지난 4월 1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서방언론과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옴란 가족을 가택연금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옴란 가족과의 접촉이 끊겼다. 정부군이 옴란네 집에 와서 온 가족을 가택연금시켰다. 서방 미디어가 접촉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옴란 가족의 집도 바뀌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17일(현지시간) 영상 속 옴란은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앉아 있다. 머리에 피가 흐르지만 충격 탓인지 울지도 않는다. 그저 멍한 표정으로 이마를 만지다가 손에 묻은 피를 의자에 문지를 뿐이다. 이 영상은 알레포미디어센터의 반정부활동가 마무드 라슬란에 의해 촬영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