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복통·설사 시달리는 이유가 이 영양소 부족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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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 같은 미세영양소가 부족하면 염증성장질환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포토]

비타민D 같은 미세영양소가 부족하면 염증성장질환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포토]

 소장·대장 등 소화관에 염증이 생기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89%는 비타민 D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연·셀레늄이 결핍된 환자도 각각 39%, 31%였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윤혁 교수 연구팀은 국내최초로 미세영양소결핍이 염증성 장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냈다고 5일 발표했다. 염증성 장질환에는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있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89% 비타민D 결핍 #아연·셀레늄 부족해도 크론병·궤양성 대장염 잘 걸려 #분당서울대병원 윤혁 교수팀, 국내최초 상관관계 밝혀 #아연은 붉은 살코기와 굴·조개 같은 해산물에 풍부 #셀레늄 많은 마늘·양파·양배추 챙겨먹어야 #비타민D는 햇빛만으론 충분치않아 보충제 권장

연구팀은 2013~2015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염증성 장질환으로 진단받은 환자 83명의 혈청 비타민D·아연·셀레늄 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염증성 장질환자 중 89.2%는 비타민D 결핍이었다. 특히 여성 크론병 환자에서 비타민D 결핍이 위험 인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연과 셀레늄이 기준치 이하인 염증성 장질환자도 각각 39%와 31%였다. 40세 미만의 젊은 환자들은 아연이, 알부민 수치가 낮은 여성 환자는 셀레늄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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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질환의 증상은 복통·설사여서 장염 증상과 비슷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그러나 방치하면 장에 구멍이 나는 장 천공과 대장암 같은 합병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원인이 뚜렷하지 않다. 또 한 번 발병하면 완치가 쉽지 않아 평생 관리해야 한다. 비타민·미네랄 등 미세영양소가 결핍되면 각종 염증에 취약해지므로 전문가들은 영양 섭취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미세영양소 중에서도 비타민D·아연·셀레늄이 부족하면 염증성 장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연이 풍부한 음식은 붉은 살코기와 굴·조개 같은 해산물이다. 마늘·무·양파·양배추·브로콜리·토마토 같은 채소에는 셀레늄이 풍부하다.

굴 같은 해산물에는 아연이 풍부하다. 아연 결핍은 염증성 장질환을 일으키는 위험 인자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포토]

굴 같은 해산물에는 아연이 풍부하다. 아연 결핍은 염증성 장질환을 일으키는 위험 인자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포토]

윤혁 교수는 "비타민D 결핍은 한국의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게 매우 흔하게 나타난다. 여성 크론병 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며 "햇빛 노출과 음식 섭취만으로는 부족하므로 영양제로 보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SCI(E)급 학술지 ‘장과 간’(Gut and liver) 5월호에 실렸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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