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보고 보수 받습니다"…'성과보수펀드' 쏟아진 배경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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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들이 2일 기본 운용보수는 내리고 성과에 따라 보수를 더 받는 성과보수 공모펀드를 쏟아냈다. 일단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신한BNP파리자산운용 4곳이 이 상품을 내놨고, 다른 운용사도 동참할 예정이다.

하루새 4개 운용사 성과보수 공모펀드 출시 #금융당국 공모펀드 활성화 대책 일환 #운용보수 0.07~0.2% 책정…절반 이상 낮춰 #대신 3~4% 초과 수익 달성하면 성과보수 떼가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공모펀드 활성화 대책이 배경이다. 자산운용사가 신규 공모펀드를 출시할 땐 운용보수를 대폭 낮추는 대신 펀드를 환매할 때 수익률에 따라 성과보수를 추가로 가져가는 것이 골자다. 원래 사모펀드에만 해당했지만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해 공모펀드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펀드가 수익을 내지도 못하면서 투자자에게서 무조건 일정액 수수료를 떼간다는 투자자 불만이 반영됐다. 자산운용사들은 금융당국이 마련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상품을 개발한 뒤 이날 본격 판매를 시작했다.

증권사 객장에서 증시 전광판을 바라보는 고객들[중앙포토]

증권사 객장에서 증시 전광판을 바라보는 고객들[중앙포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미래에셋 배당과인컴30 성과보수펀드'는 운용보수가 0.2%다. 유사 펀드의 절반 수준이다. 대신 펀드를 환매할 때 수익률이 3.5%를 넘으면 초과분에 대해 20% 성과보수가 붙는다. 이 펀드는 세계 우량 채권과 국내 우선주 및 고배당 주식에 주로 투자한다. 최경주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연금마케팅부문 사장은 "운용사는 펀드를 책임감 있게 운용할 수 있게 됐고 투자 성과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만든 '트러스톤정정당당 성과보수펀드'도 비슷하다. 운용보수는 0.2%지만 수익률이 3%를 넘기면 펀드 환매 때 초과 수익의 20%를 성과보수로 내야 한다. 만일 1000만원을 1년 투자해서 5% 수익을 낸 투자자가 전액 환매할 경우 3%의 초과분(2%)에 대해 20%의 성과보수를 내면 된다. 반면 수익률이 3%를 밑돌면 운용보수만 내면 된다.

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사장은 "책임 투자를 강조하는 의미에서 회사 자기자본 50억원을 투자했다"며 "고액 자산가만 가입했던 사모펀드를 소액 투자자도 낮은 보수로 가입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은 현재까지 업계 가장 낮은 운용보수를 책정했다. '삼성 글로벌ETF로테이션 성과보수펀드'는 기본 보수가 0.07%다. 대신 투자자가 4%가 넘는 수익을 냈다면 그에 대해 10% 성과보수를 가져간다. 이 펀드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15개를 편입했다. 김두남 삼성자산운용 멀티에셋솔루션 본부장은 "투자 자산이 ETF인데다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만큼 장기 투자에 맞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이 펀드를 판매 중이다.

◇'삼성 글로벌ETF로테이션 성과보수펀드' 보수 예시
<1000만원 투자시>

연 수익률 3.3% 달성시

기준수익률 4%

연 수익률 9% 달성시

성과보수

없음  

5만원
(보수율 10% 적용)  

운용보수

7000원
(보수율 0.07% 적용)  

7000원
(보수율 0.07% 적용)  

7000원+판매보수 등  

5만7000원+판매보수 등  

신한BNP파리자산운용은 운용보수 0.18%, 성과보수 15%(수익률 3% 초과시)인  '신한BNPP 공모주&밴드트레이딩50 성과보수펀드'를 내놨다. 우량 대형주는 저점 매수하고 가격이 오르면 이익을 실현하는 전략을 쓴다. 신한은행에서 판매한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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