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선풍기 화재 주의보 … 에어컨 화재보다 사상자·재산피해 더 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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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 VS 에어컨. 어느 쪽이 화재에 더 위험한 물건일까.

여름철 선풍기에서 발생하는 화재가 에어컨 화재에 비해 인명피해는 5배, 재산피해는 2배 정도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 빈도수는 에어컨(146건)이 선풍기(117건)보다 많았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2012~2016년 동안 냉방기기로 인해 발생한 화재 263건을 분석한 결과다.

5년간 선풍기로 인한 사상자수는 12명(부상 10명, 사망 2명), 재산피해액은 6억747만원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에어컨으로 인한 사상자수는 2명(부상 2명), 재산피해액은 2억9662만원이었다.

선풍기는 실내에서 화재가 발생해 에어컨보다 인명과 재산 피해가 더 크다.[사진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선풍기는 실내에서 화재가 발생해 에어컨보다 인명과 재산 피해가 더 크다.[사진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선풍기가 더 위험한 이유는 뭘까. 에어컨은 대부분 실외기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선풍기는 실내에서 화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선풍기와 에어컨이 화재가 나는 원인은 전선 합선과 같은 전기적 원인이 218건(에어컨 127건, 선풍기 91건)으로 가장 많았다. 모터 과열과 같은 기계적 원인은 28건(에어컨 6건, 선풍기 22건), 부주의는 10건(에어컨 7건, 선풍기 3건)으로 집계됐다.

원인을 세부적으로 보면, 선풍기는 회전모드인 경우 회전하는 부분의 전선이 마모돼 합선을 일으켰다. 또 장기간 보관해 쌓여있던 먼지에 모터가 과열돼 화재가 나기도 했다. 에어컨은 실외기에 담배꽁초 등과 같은 쓰레기를 버려 화재가 났다. 또 전선이 낡거나 피복이 벗겨져서 화재로 이어지기도 했다.

에어컨 화재의 상당수는 실외기에 버려진 담배꽁초로 인해 발생한다.[사진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에어컨 화재의 상당수는 실외기에 버려진 담배꽁초로 인해 발생한다.[사진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권순경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선풍기는 먼지를 제거한 후 사용하고, 잠자리에선 타이머를 맞춰 사용해야 한다”면서 “또 에어컨은 전선 피복이 벗겨졌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실외기 내·외부를 수시로 청소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냉방기기의 시간대별 화재 빈도수를 보면 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오후 1~3시에 발생한 화재가 31건(11.8%)로 가장 많았다. 열대야가 발생하는 밤 시간대(오후 11시~새벽 1시)에도 20건(7%)이 발생했다.

냉방기기 화재로 인한 출동건수는 1994년 이후로는 폭염경보가 많이 발효된 2016년이 71건으로 가장 많았다. 2014년53건, 2012년 51건, 2015년 45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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