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인선, 또 하나의 숨은 코드는 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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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외교부장관 후보자로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특보를 지명했다. 초대 내각의 첫 여성 장관 후보자이자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최초의 여성 외교부장관이다. 문 대통령 공약 대로 여성 장관 비율을 30%로 하는 초대 내각이 탄생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21일 외교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특보. [사진 청와대]

21일 외교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특보. [사진 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날 강 후보자를 지명하며 “비 외무고시 출신의 외교부 첫 여성국장을 지내고 한국 여성 중에서 유엔 최고위직에 임명되는 등 외교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초, 최고의 여성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닌 외교전문가”라며 “내각 구성에서 성 평등이란 관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가 여성이란 점이 외교부장관으로 발탁하는데 있어 중요한 고려 요소 였다는 설명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최초의 여성 보훈처장으로 피우진 전 예비역 육군 중령을 임명했다. 초대 청와대 인사수석에도 최초로 여성인 조현옥 이화여대 초빙교수를 발탁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우리나라 현실상 단숨에 남녀동수내각 실현은 어렵겠지만 출발할 때 적어도 30% 수준에서 출발해 단계적으로 임기 내 남녀 동수 내각 실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여성 장관 비율인 29.3%를 가이드라인 삼아 여성 인재를 발탁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문 대통령 약속대로라면 초대 내각엔 5~6명(현 17개 정부 부처 기준)의 여성 장관이 포함되는 셈이다.

외교부에 이어 어느 부처에 여성 장관이 발탁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신임 청와대 수석, 비서관들과의 차담회에서 “남미의 페루, 칠레 이런 나라에선 남녀 동수 내각을 하면서 국방부 장관을 여성으로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체로 사회 분야로 여성을 한정했었는데 법률, 인권, 평화 등의 분야에서도 얼마든지 과감하게 여성들을 발탁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개혁을 이끌 법무부 장관에 비 법조인 출신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등이 거론되는 이유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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