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신라면세점, 신규 진출 업체 중 첫 흑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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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면세점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HDC신라면세점이 1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신규 시내면세점 가운데 가장 먼저 분기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올 1분기 영업이익 11억원 넘어 #사드 해결 대비 인프라 늘리기로

16일 HDC신라면세점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1억5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2%나 오른 1477억5900만원으로 나타났다. HDC신라면세점은 지난해 209억원의 영업손실(매출 3975억원)을 냈다.

2015년 두 차례(7월·11월)에 걸쳐 선정된 5곳의 신규 면세사업자 중 분기 흑자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DC신라와 함께 2015년 12월에 문을 연 갤러리아면세점63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면세사업부문에서 1분기 126억원의 적자(제주공항 면세점 포함)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16억원의 적자를 냈고 두타면세점은 실적을 공개하진 않지만,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 몫인 SM면세점은 1분기에만 영업손실 90억원을 기록했다.

HDC신라면세점의 1분기‘나 홀로 흑자’는 1~3월까지 꾸준한 흑자가 이어졌기에 가능했다. 1월에는 영업이익이 1억2500만원을 기록한 데 이어 2월과 3월에도 각각 5억9200만원, 3억8800만원으로 흑자 행진을 이어나갔다. 이에 따라 HDC신라면세점도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 2배에 가까운 7500억원으로 잡았다.

물론 중국 정부가 관광제한 조치를 한 4월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것은 이번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다.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4월 이후 매출은 전월 대비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50%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HDC신라면세점 역시 1분기 흑자에도 불구하고 관광객 감소가 장기화할 경우 2분기에는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 감소가 계속 이어진다면 2분기 실적도 좋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1분기 실적을 통해 신규 면세점 중에 가장 먼저 지속가능한 경쟁력은 어느 정도 갖췄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HDC신라면세점은 중국의 사드 보복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관광객이 다시 증가할 때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아이파크몰 증축(6만4000㎡ 추가)을 통한 쇼핑·관광 인프라 강화 ▶CJ CGV와의 협업으로 ‘복합 한류 타운’ 건설 ▶IT, 교통망 및 주변 관광인프라 활용한 ‘관광 타운’ 개발 등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면세점 업계는 새정부 출범과 함께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음원사이트에서 사라졌던 K-POP 항목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시진핑 국가 주석과 통화한 후 부활했다. 중국 네티즌의 공격으로 2달 동안 사실상 폐쇄 상태였던 중국 롯데마트와 면세점 사이트도 최근 다시 접속이 가능해졌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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