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나서자 코스피 단숨에 2160선…"다음주 프랑스 대선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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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가 오랜만에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코스피 지수가 단숨에 2160선까지 올랐다. 코스피가 2160선으로 오른 것은 4월 5일(2160.85) 이후 12거래일 만이다.

코스피, 12거래일 만에 2160선 상승 #지배구조 개선 앞둔 롯데그룹주, 실적 좋아진 금융주 강세 #"23일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지정학적 위험" 불확실성 여전

2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5.89포인트(0.74%) 오른 2165.04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2169.46까지 올라 2170선에 근접했다.

이날 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팔할이 외국인 투자자다. 2330억원 순매수(매수-매도) 했다. 기관 투자자도 910억원 순매수했지만 개인은 3133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매달 국내 주식을 쓸어담았다. 하지만 이달 들어선 21일까지 4800억원을 순매도했다. 앞으로 코스피가 계속 오를지 여부도 외국인의 향방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건은 긍정적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4월 수출은 20일까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8.4% 늘어나 6개월째 회복세다. 기업 1분기 실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23일(현지시간)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와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 등 불확실성도 적잖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엔 프랑스 대선이 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며 "다만 세제 개혁안 등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재정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점은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롯데그룹주 강세가 두드러졌다.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것이란 소식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26일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푸드 등 4개사 이사회를 열어 기업분할을 결정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이 4.48%, 롯데제과가 1.2% 각각 올랐다. 롯데칠성과 롯데푸드도 4.35%, 2.52% 상승 마감했다.

1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한 금융주도 일제히 올랐다. KB금융은 1.2% 올랐다. 하나금융지주도 2012년 1분기 이후 최대 분기 순익을 기록하며 2.62% 상승했다. 다만 신한지주는 호실적에도 보합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선 삼성전자가 외국인 순매수에 1.19% 올라 엿새 만에 반등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0.84포인트(0.13%) 내린 634.96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을 검토 중인 카카오는 전날 급등했다가 이날 0.88% 하락했다. 안랩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뉴스에 10.28% 급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가치는 전날보다 5.4원 오른 1134.4원에서 마감했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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