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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세월호 3주기] “제자에게 구명조끼 벗어준 내 친구 수영이는…”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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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전수영 교사의 단짝 박혜윤씨 인터뷰
"수영이는 학생 하나하나의 꿈을 고민했다"

온 국민이 아픔을 함께했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3년이 흘렀다. 현재까지도 많은 희생자들에 많은 유가족들이 아파하고 눈물 흘렸다. 급박했던 세월호 참사당시 아이들을 먼저 내보내고, 끝내 순직한 선생님들이 있었다.

제자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전수영 선생님의 SNS에 남은 생전 모습.

단원고 2학년 2반의 담임이었던 고(故) 전수영 선생님은 희생자들의 부모님들도 기억하던 참된 교사였다.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벗어주고, 제자를 구하러 내려갔다가 자신은 끝내 살아돌아오지 못했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34일 만인 5월 19일, 287번째로 수습됐다. 3층 주방과 식당 사이 출입문 근처에서 발견된 그의 주검은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고, 다리는 부러져있었다.

TONG청소년기자가 고인의 절친한 고교 친구였던 박혜윤씨의 증언을 통해 그의 삶을 돌아봤다.

- 전수영 선생님은 어떤 분이셨나요.
“수영이는 과천외고 재학 시절부터 조용하고 나긋나긋한 성격이었어요. 어른들과 선생님들께 항상 예의바르고 공손해 예쁨을 많이 받았죠.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깊고 친구들이랑 잘 어울려서 항상 주위에 친구들이 많았어요. 또, 교사였던 어머니를 항상 존경하고, 사랑했어요. 자신의 어머니 같은 따뜻한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항상 얘기해줬어요.”

- 대학생활은요.
“대학에 입학해서도 과대표를 도맡으며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열정적인 학생이었어요. 그리고 마침내 내내 꿈꿔왔던 교사가 되기 위해 임용고시를 준비했고 결국 임용고시에 합격했죠.”

-교사란 꿈을 이루고 나서는 어땠나요.
“(수영이가) 단원고로 발령을 받았을 당시, 집이 있던 과천에서 안산까지 출퇴근을 하는데 왕복 2~3시간이 걸려도 너무 행복하고 설렌다며 자랑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게다가 자기 반 학생들을 획일적으로 성적만 올리려고 강제하기 보다는, 학생 하나하나가 정말 뭘 원하는지 뭐가 되고 싶은지 자기 일처럼 고민하고 이끌어주고 싶어 했던 친구였어요.”

‘항상 학생을 생각하는 선생님이 되겠습니다.’

2013년 전수영 선생님이 임용고시에 합격했을 때 SNS에 남긴 문구가 회자되며 사람들을 울리기도 했다. 그 다짐이 빈 말이 아니었음을, 그에 목숨을 걸었음을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전 선생님으로부터 들었던 말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게 있다면.
“수영이는 강해진다는 것은, 누군가를 짓밟고, 이기고, 앞지르는 게 아니라, 내 스스로의 마음속에 평화를 만드는 일이라고. 그렇게 다져진 내면은 어떤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다고, 남과 비교하면서 괴로워하는 삶을 사는 것보다 내 삶을 내 스스로가 진정으로 행복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해줬어요. 또래지만 정말 존경하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았던 어른스런 친구였어요. 살다가 힘든 일이 있을 때도 증오하는 감정을 키우기보다, 늘 '누구에게 사랑을 보낼까?'라고 생각하면서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관심과 주의를 바꾸는 삶을 살라고 저에게도 늘 끊임없이 조언해줬어요. 또, 본인 스스로도 그렇게 살려 노력하는 친구였구요. (울컥)”

글=최연우(과천외고 2)·김성사(19) TONG청소년기자 당수지부
도움=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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