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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팀마다 ‘킹’ 만드네, EPL 우승 전도사 ‘킹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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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첼시 캉테, 사진=캉테 인스타그램

첼시 캉테, 사진=캉테 인스타그램

“지구의 70%는 물로 덮여있고, 나머지 30%는 캉테가 커버한다.”

지난 시즌 레스터시티, 이번엔 첼시 #1m69㎝ ‘땅꼬마’지만 스피드 강점 #활동량 많아 “어디든 나타난다” 평가 #레알선 727억원 준비하고 ‘러브콜’

영국 언론들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수비형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26·프랑스)의 경기력을 이렇게 묘사한다. 지구의 30%를 누빌 정도로 활동량이 많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 10위에 그쳤던 첼시는 올 시즌 24승3무4패(승점75)로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토트넘과는 승점 7점 차. 남은 7경기에서 5승을 거두면 자력 우승이다. 중심에는 ‘킹 메이커’ 캉테가 있다.

캉테는 지난 시즌 만년 하위팀 레스터시티를 133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올 시즌 이적료 3000만 파운드(427억원)에 첼시로 이적한 캉테는 2시즌 연속 ‘우승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캉테는 올 시즌 리그 30경기에 출전해 1골을 넣었다. 기록만 놓고 보면 평범하다. 하지만 그는 안토니오 콘테 첼시 감독이 3-4-3 포메이션을 펼치는데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캉테는 키가 1m69cm밖에 되지 않지만 빠른 스피드로 빈자리를 커버한다. 덕분에 좌우 윙백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할 수 있다. 공격수들은 수비 부담이 줄었다”고 말했다. 캉테는 리그 전체 태클 2위(105개), 가로채기 12위(65개)다. 첼시는 31경기에서 65골을 넣고, 25실점을 기록 중이다.

프랑스 축구전설 티에리 앙리(40)는 “팬들은 첼시의 공격수 에당 아자르(25)의 환상적인 골을 보기 위해 돈을 지불하지만 캉테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캉테는 그라운드 어디에나 있다”고 평가했다.

첼시 출신 프랭크 램파드(39)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A컵 8강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캉테의 활약을 극찬했다. 램파드는 “캉테는 역대 유럽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꼽히는 클로드 마켈렐레보다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키 1m68cm의 마켈렐레(프랑스)는 2011년 은퇴한 뒤 현재 스완지시티의 코치로 활약 중이다.

말리 이민자 출신 캉테는 작은 키 탓에 프랑스 프로팀 입단테스트에서 줄줄이 탈락했다. 2010년 프랑스 볼로냐에 입단한 이후에도 차를 살 돈이 없어 스쿠터를 타고 다녔다. 11세 때 아버지를 잃은 그는 9명의 형제 자매를 챙겨야했다. 그래서 파티에도 가지 않고 훈련에만 매진했다.

그 결과 2014년 캉을 프랑스 1부리그로 올려놓았고, 2016년 레스터시티의 깜짝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엔 프랑스 대표팀에도 뽑혔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땅꼬마가 어느덧 ‘작은 거인’으로 성장한 것이다.

첼시 캉테, 사진=인스타그램

첼시 캉테, 사진=인스타그램

축구잡지 포포투는 “캉테는 수줍음이 많고 겸손하다. 하지만 그라운드 위에서는 괴물로 변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캉테가 아직은 세계 최고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프랑스 대표 출신 프랑크 르뵈프(49)는 “캉테는 전사지만 리더가 될 만한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마켈렐레 역시 “캉테에겐 리더십이 필요하다. 언젠가 날 뛰어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캉테는 올 시즌 잉글랜드축구선수협회 올해의 선수상의 유력한 후보다. 영국 데일리 스타에 따르면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가 캉테 영입을 위해 몸값 5100만 파운드(727억원)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캉테가 2013년 볼로뉴에서 캉으로 이적할 당시 시장가치는 고작 6500만원이었다. 4년 사이에 몸값이 1000배 이상 뛴 셈이다. 캉테는 요즘엔 스쿠터 대신 미니쿠퍼를 타고 다닌다.

은골로 캉테는 …

생년월일 1991년 3월 29일 (프랑스 파리 출생)
1m69cm
포지션 중앙 미드필더
소속팀 볼로냐(2011-13), 캉(2013-15)
레스터시티(2015-16), 첼시(2016-)
올 시즌 기록 30경기 1골
A대표팀 기록 15경기 1골
수상 런던풋볼어워즈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상

박린 기자 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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