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이젠 중국 시장 넘어 동남아시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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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K-뷰티는 세계 뷰티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대상이다. 미국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뷰티 컨설팅 기업인 뷰티스트림즈의 란 부(Lan Vu·47) 대표는 “한국에서 다음에 히트할 제품이 무엇일지 모두가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뷰티스트림즈 서울 워크숍 참가차 방한한 란 부대표와 미카엘 놀테(Michael Nolte·39)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4월 3일 만났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긴장하고 있는 한국 화장품업계에 조언을 부탁했다. 뷰티스트림즈는 디올·로레알·랑콤·입생로랑·맥·아모레퍼시픽 등 국내외 브랜드 컨설팅을 하고 있다.

뷰티스트림즈 경영진 방한 #사드 보복 문제로 위기 맞았지만 #베트남·태국에 젊은 소비자 많아

뷰티스트림즈의 미카엘 놀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왼쪽)와 란 부 대표가 6일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뷰티스트림즈의 미카엘 놀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왼쪽)와 란 부 대표가 6일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란 부대표는 K-뷰티의 현주소를 이렇게 진단했다. “‘아시아 화장품 브랜드는 아시아인만 사용한다’는 인식이 있는 미국에서 백인들이 한국 화장품을 산다. 정말 좋은 의미로 ‘큰 일’이다.” 이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일본 시세이도 같은 많은 아시아 브랜드가 깨지 못한 벽이다.

한국 화장품에 왜 이렇게 열광하는 것일까? 미카엘 놀테 크리에티이브 디렉터는 “쿠션팩트·톤업 크림(피부를 밝혀주는 크림) 등 한국 화장품의 최대 강점은 혁신”이라며 “10년 전에는 한국이 서양 제품을 카피했다면 요즘은 반대로 서양 브랜드가 한국 제품을 카피한다”고 말했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성장한 배경에는 중국이라는 넓은 시장이 있다. 그래서 최근 사드 문제로 한국 화장품 산업이 위기라고 보는 시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미카엘 놀테는 “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 같은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라”며 “인구도 많고 소비자가 젊다”고 말했다. K-팝이 인기몰이를 하는 것도 호재다. 다만 란 부 대표는 “동남아는 ‘멜팅팟(다양한 인종이 사는 지역)’이라는 걸 고려해야 한다”며 “파운데이션 컬러도 더 다양해야 하고 색조 제품도 더 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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