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존엄을 모독하다니… 러시아 '푸틴 게이 짤방' 금지

중앙일보

입력

'동성애 혐오를 멈춰라'라는 구호화 함께 푸틴 대통령을 동성애자로 묘사한 이미지. [트위터 캡처]

'동성애 혐오를 멈춰라'라는 구호화 함께 푸틴 대통령을 동성애자로 묘사한 이미지. [트위터 캡처]

앞으로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동성애자처럼 묘사한 이미지를 배포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러시아 법무부는 푸틴 대통령이 짙은 화장을 한 것처럼 표현한 이미지를 반유대주의 및 인종차별과 함께 ‘극단주의적 불법 자료’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이같은 이미지를 배포하거나 SNS를 통해 공유하는 행위는 15일간의 구금이나 3000루블(약 6만원) 벌금형에 처해진다.

짙은 화장을 한 것처럼 표현된 푸틴 대통령(왼쪽)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 [트위터 캡처]

짙은 화장을 한 것처럼 표현된 푸틴 대통령(왼쪽)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 [트위터 캡처]

법원의 판단은 지난해 알렉산더 츠베코프라는 한 남성이 러시아판 페이스북인 소셜미디어 VK를 통해 증오를 선동한 혐의로 법정에 서면서 비롯됐다. 그가 올린 이미지 중 나치 유니폼을 입은 군인 사진과 함께 짙게 화장한 푸틴 대통령의 이미지가 포함된 것이다. 법원은 “이런 이미지는 러시아 대통령이 비정상적 성적 지향을 가진 것처럼 암시한다”고 밝혔다. 츠베코프는 유죄를 선고받았다.

푸틴 대통령을 풍자한 이미지. [트위터 캡처]

푸틴 대통령을 풍자한 이미지. [트위터 캡처]

짙은 눈화장을 하고 립스틱을 바른 푸틴 대통령의 이미지는 2013년 ‘동성애 선전 금지법’이 제정된 뒤 저항과 풍자의 소재로 널리 이용됐다. 동성애 선전 금지법은 동성애를 ‘비관습적 성적 관계’로 정의하고, 공공장소에서 동성애자 인권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 아이들이 듣는 곳에서 동성애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것 역시 불법이다. 
이 법은 러시아는 물론 전 세계 인권단체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짙게 화장한 '동성애자 푸틴' 이미지 #'동성애 선전 금지법' 제정 이후 유행 # 법원, 나치즘과 함께 불법으로 규정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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