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구속에 친박 '멘붕'...윤상현 "눈물 핑, 가슴 먹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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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오전 04시 45분 쯤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 도착했다. 자유한국당 친박 윤상현 의원이 구치소 입구에 나왔다. [사진 박종근]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오전 04시 45분 쯤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 도착했다. 자유한국당 친박 윤상현 의원이 구치소 입구에 나왔다.[사진 박종근]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새벽 구속 수감된 가운데, '친박(친 박근혜)' 의원들과 일부 친박단체는 충격에 빠졌다.

친박 핵심인물로 꼽히는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새벽 서울 구치소 밖에서 박사모 일부 회원들과 함께 자리를 지켰다.

윤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혹여나 했는데, 너무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뿐"이라며 "새벽 4시 45분, 구치소로 들어가시면서 멍하니 앞만 응시하시며 깊은 상념에 젖어 계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뵈니 눈물이 핑 돌고 가슴이 먹먹했다"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어서 "구속만이 능사였는지? 대통령직 파면에 이은 가택 유폐도 모자라 인신구속이라니?"라며 "법 원칙과 국격에 맞는 판단을 기대했지만, 법원은 끝내 ‘탄핵-유폐-구속’이라는 외길을 택하고 말았다"라고 썼다.

또 윤 의원은 "오늘은 비록 참담한 심정뿐이지만 박 전 대통령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참으로 안타깝다"라며 "이미 검찰의 영장 청구 때부터 영장 발부는 외길 수순이었고 발부가 될 것으로 예상은 했다"고 밝혔다.

또 강 의원은 "삼성동 사저가 사실 감옥인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정말 안타까울 뿐"이라며 "사법부가 앞으로 남은 절차를 정말 신속하고 공정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와 구속 반대 등을 주장했던 친박단체는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수감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박 전 대통령 자택과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집회를 가진 단체 회원들은 울거나 연신 욕설을 내뱉는 등 분노를 드러냈다. 일부 회원들은 삭발을 하기도 했다.

‘박사모’등 단체는 내달 1일 박 전 대통령 구속에 항의하는 도심 집회를 예고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1일 서울 대한문 앞에는 1만 5000여명 규모의 집회가 신고된 상태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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