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철은 이날 오전 2시쯤 공항 입국 수속절차를 마치고 비교적 담담한 모습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 50여명이 달려들자 아무 말 없이 공항을 빠져나갔다. 전날 쿠알라룸푸르 세팡 경찰서에서 풀려날 때는 방탄 조끼를 입은 차림이었지만 공항 도착 땐 두터운 겉옷을 입고 있어 방탄 조끼 착용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이정철은 3일 오전 구금돼 있던 세팡경찰서에서 풀려나 경찰의 보호 속에 말레이시아 이민국으로 가 추방 절차를 밟았다. 이어 오후 6시 25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베이징행 말레이시아항공 MH360편으로 출국했다. 그는 4일 베이징에서 고려항공을 이용해 평양으로 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철은 지난 13일 김정남이 베트남 및 인도네이사아 국적의 두 여성에 의해 독극물로 피살된 것과 관련해 북한 국적 용의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 17일 검거됐다. 주범 4명이 이미 도주 및 출국한 상태에서 3일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됐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현지 업체에 위장취업한 것으로 알려진 이정철에게 이민법 위반을 적용해 추방했다.
베이징=예영준·신경진 특파원 y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