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스컬 아일랜드' 속 한국영화 찾기
1) ‘놈놈놈’ 뒤끝작렬 캐릭터
2) ‘올드보이’ 장도리 액션신
‘드라이브’(2011,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2015, 매튜 본 감독) 등. ‘올드보이’의 장도리신에 영향받은 할리우드 영화 목록에 ‘킹’도 올랐다. 분노에 찬 오대수(최민식)가 장도리로 장정들을 물리치는 이 액션신은, 주인공 ‘콩’이 자신이 다스리는 섬 스컬 아일랜드의 괴물들을 떼로 쳐부수는 장면에서 짜릿하게 재현된다. 단, 콩은 장도리 대신 핵주먹 하나로 게임 끝이다.
3) ‘올드보이’ 산낙지먹방신
외국인에게 가장 고난도의 한식 중 하나가 산낙지다. 스파이크 리 감독이 연출한 ‘올드보이’ 할리우드 리메이크 버전에서 원작의 이 산낙지 먹는 신이 빠졌을 정도. 그러나 콩은 그 어려운 걸 해낸다. 산낙지라기보다 문어과의 어떤 고대생물이라 봐야 맞겠지만, 리 감독의 ‘올드보이’(2013)에서 주인공 조(조쉬 브롤린)가 수족관 속 문어를 바라보는 것으로 눙쳤던 것보다야 훨씬 원작과 싱크로율 높은 오마주다.
4) ‘괴물’ 골뱅이 통조림
5) ‘괴물’ 크리처와 아지트
복트로브츠 감독이 ‘콩’의 크리처에 관해 ‘괴물’에서 영감을 얻은 것 중 눈에 띄는 것은 콩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지하괴물 ‘스컬 크롤러’의 외양과 그의 아지트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보면 괴물이 균형이 잘 안 맞아서 혼자 넘어지기도 하는 등 잘못된 방향으로 진화된 느낌이 있다. 스컬 크롤러의 외양과 움직임에 많이 참고했다.” 복트 로버츠 감독의 말이다. ‘괴물’에서 괴물은 한강의 특정한 하수구를 은거지 삼아 사람의 두개골 등 소화가 안 된 잔여물을 토해내는데, 스컬 크롤러 역시 거의 흡사한 습성을 보여준다.
6) ‘괴물’ 결정적인 순간의 헛발질
‘괴물’에서 강두(송강호)네 가족은 죽을힘을 다해 괴물에 맞서지만, 결정적인 순간 일이 꼬이기 일쑤다. 강두의 동생 남일(박해일)과 아버지(변희봉)가 각각 괴물과 맞서다 ‘삐끗’하는 찰나들이 그 예. ‘콩’에는 이 두 장면을 한꺼번에 ‘짬뽕’한 듯한 순간이 나온다. ‘괴물’에서처럼 그 시작은 창대하나 끝은 ‘웃프도록’ 허무하다. 섬 괴물들과 쫓고 쫓기는 굵직한 액션 신 가운데 짠한 웃음을 선사하는 장면.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