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왜, 레고 장난감 머리에 구멍을 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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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볼펜 뚜껑이나 어른, 아이할 것 없이 인기가 많은 조립식 완구 레고 블록 머리 부분엔 구멍이 나 있다. 이 구멍은 누가, 왜 만든 것일까.

최근 영국의 인디펜던트지는 이들 제품에 숨은 비밀을 재조명했다. 볼펜 뚜껑, 레고 머리 부분에 구멍이 나 있는 것은 부주의로 그것을 삼키는 사람에 대한 배려다. 즉, 이를 삼키더라도 작은 구멍으로 공기가 통해 질식하는 사고를 최대한 막기 위함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매년 100여 명이 펜 뚜껑을 삼켜 질식사한다고 한다. 구멍 난 펜 뚜껑 도입 이전에는 그 사망자 수가 더 많았다. 이 같은 디자인은 산업디자이너 디터 람스(Dieter Rams)가 처음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립식 완구인 레고. [중앙포토]

조립식 완구인 레고. [중앙포토]

구멍난 볼펜 뚜껑은 1991년 문구 용품 제조사 BIC가 처음 선보였다. 이후 실효성이 확인되자 대부분 제조사에서 이런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다.

디자인이 보편화함에 따라 영국 표준협회 등 정부 관련 기관도 인명 사고를 막기 위해 해당 디자인을 권고하고 있다. 레고 등 조립 완구에 난 구멍도 같은 효과가 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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