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플레이어' 박석민, WBC의 키플레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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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박석민, 훈련은 진지하게. 오키나와=김민규 기자

[포토]박석민, 훈련은 진지하게. 오키나와=김민규 기자

박석민(32·NC 다이노스)은 2017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대표팀의 '히든 카드' 다.


그가 대표팀에 뽑힌 것은 2003년 아시아 청소년 야구대표로 선발된 이후 14년 만이다. 성인 대표팀에 뽑힌 것은 처음이다. 오키나와에서 대표팀 전지훈련을 마치고 23일 귀국한 박석민은 "내가 대표팀에 뽑힐 거라곤 상상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삼성에서 뛰던 2014년과 2015년 프로야구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박석민은 지난해 NC로 이적하면서 당시 자유계약선수 사상 최고액인 4년 96억원(현재 최고액은 4년 150억원·롯데 이대호)을 받는 조건의 계약을 맺었다.

박석민은 "2006년 WBC에서 선배들이 일본을 꺾은 뒤 마운드 위에 태극기를 꽂았던 장면이 생생하다. 나도 WBC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는데 드디어 꿈을 이루게 됐다.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나라를 대표해 출전하게 돼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첫 대표팀 선발이)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팀에 폐를 끼치지 않겠다' 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김인식(70) 대표팀 감독은 지난 21일 일본 전지훈련을 마무리하면서 "태극마크를 처음 단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박석민을 키플레이어로 지목했다.

[포토]박석민, 엄살이 아니라구요. 오키나와=김민규 기자

[포토]박석민, 엄살이 아니라구요. 오키나와=김민규 기자

박석민은 국가대표에 뽑히자마자 중책을 맡았다. 주전 3루수인 그는 최형우(KIA)-이대호(롯데)-김태균(한화) 뒤를 이어 6번타자로 나설 예정이다. 허리 회전력과 손목 힘이 좋은 박석민은 KBO리그에서 9년(2008~1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상대 투수의 집중 견제를 받는 중심타자를 대신해 박석민이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린다면 경기가 쉽게 풀릴 수도 있다. 박석민은 "타격도 중요하지만 단기전에서는 수비가 우선이다. 1라운드(3월 6~9일)가 열리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의 내야엔 인조잔디가 깔려있어 수비하기는 수월한 편"이라고 했다.

쾌활한 성격의 박석민은 '그라운드의 개그맨' 으로 불린다. 그래서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하고 있다. 진지하게 훈련을 하다 몸 개그로 장난을 치는가 하면 훈련장을 방문한 일본 팬들과 익살스러운 포즈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일본 프로야구 스타 출신인 마에다 도모노리가 일본 아사히TV 해설위원 자격으로 훈련장을 찾자 박석민은 넉살 좋게 다가가 야구공에 사인을 받았다.

WBC 1라운드에서 한국의 강력한 적수는 네덜란드다. 2013년 WBC에서 3위에 올랐던 네덜란드 한국전 선발 투수로 릭 밴덴헐크(32)를 내보낼 것으로 보인다. 밴덴헐크는 2013년부터 2년간 삼성에서 뛰면서 20승(13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한 뒤 2015년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로 이적했다. 박석민은 "삼성에서 함께 뛸 때 밴덴헐크와 좋은 친구로 지냈다. 그렇지만 승부는 별개다. 얼마 전 그와 통화를 하면서 '한국에 오면 혼내주겠다'고 엄포를 놨다"며 웃었다.

JTBC가 한국대표팀의 세 차례 평가전(25일 오후 2시 쿠바전, 26일 오후 2시 쿠바전, 28일 오후 6시 30분 호주전)과 1라운드 전 경기(3월 6일 오후 6시30분 이스라엘전, 7일 오후 6시30분 네덜란드전, 9일 오후 6시30분 대만전)를 단독 생중계한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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