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를 따르면 김정남은 김정일이 사망하기 약 1년 6개월 전인 2010년 6월29일 팩스를 이용해 편지를 보냈다.
김정남은 당시 편지에서 "얼마 전 저와 저희 가족과 연관 있는 사람이면 모조리 ‘살생부’에 올려 국가안전보위부 것들이 잡아갔다”면서 “후계자(김정은)에 대한 과잉충성 때문인지 후계자 지시인지 모르나 인터넷상에도 이러한 내용이 나오고 있다”고 썼다.
김정남은 또 “후계자는 큰 그림을 그리듯 원대한 구상을 가지고 빠빠의 위대한 업적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빠빠'는 서구권에서 어린아이가 아버지를 부를 때 쓰는 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은 편지 말미에 “빠빠의 건강만을 바라고 또 바란다”고 적으면서 “이 편지를 직접 보실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대신 보시는 분이라도 저의 심정을 헤아려 주시길 믿는다”고 쓰기도 했다.
김정남의 당시 편지는 마카오에서 평양으로 발송됐다. 하지만 실제로 김정일에게 전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정남의 이 같은 편지 외에 김정남의 오랜 친구인 앤서니 사하키안은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정남이 죽기 몇 년 전부터 살해에 대한 공포로 편집증에 시달렸다는 취지의 증언을 하기도 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