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죽이자" 박사모 막말에 김제동..."사랑은 우리의 것이길"

중앙일보

입력

방송인 김제동씨. [사진 중앙포토]

방송인 김제동씨. [사진 중앙포토]

지난 19일 강원 춘천에서 열린 촛불·태극기 집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집회의 일부 참가자들이 폭력을 휘둘렀다는 논란이 나온 가운데, 당일 방송인 김제동의 대응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는 탄핵 반대 집회 측 연단에 선 사회자가 "김제동 욕하는 시간을 주겠다"라고 말하며 박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집회에 참여한 김제동에 폭력적인 언행을 하도록 부추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회자의 발언이 끝나자 일부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마이크를 통해 큰 소리로 "야 김제동 XXX", "죽여버려" 등 막말을 쏟아냈다. 사회자는 "한 번만 더 죽이세요"라고 말하는 등 발언하는 이들을 부추기려는 듯한 언행도 서슴지 않았다.

이날 같은 시간 탄핵 반대 집회 현장 맞은편에는 김제동이 직접 참여한 촛불집회도 열리고 있었다. 일부 탄핵 반대 집회 참여자들은 촛불집회 측 방향으로 행진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과 소동에 김제동은 촛불집회 측 무대에 올라 "우리는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우리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증오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것이 아니다"라며 "대한민국이 한 사람의 나라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나라가 되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제동은 이어서 "증오는 저들의 것이고, 사랑은 우리의 것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제동을 거론하며 폭력적인 언행을 한 탄핵 반대 측 집회의 일부 참가자의 발언에 관해서도 김제동은 "모두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권리가 있으나 거기에 폭력이 추가되면 안 된다"며 "앞으로 우리 대한민국에서 어떠한 의견도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 오늘 춘천에서 좌·우, 진보·보수를 넘어서 함께 사는 대한민국 공동체가 어떤 것인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