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걱정하는 인형<9>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걱정하는 인형’은 공부로 걱정 많던 주인공 도영이가 현지의 도움으로 친구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등 기이한 경험을 하며 모든 걱정을 극복하는 이야기입니다.

나도 작가다

“좋아! 도영아, 한 가지만 약속해줘. 내 얘기는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기로….”

“야! 나, 이래 봬도 엄~~~청 의리 있거든? 뭔데?!?!?! 말해 봐!!”

“넌 신혁이 어때?”

“나? 그럭저럭… 왜? 너 신혁이 좋아하냐?”

무심코 한 말에 현지가 대답을 할 줄은 몰랐다.

“응. 나 신혁이 좋아해. 절대 말하지 마. 이제 너의 질문에 대답해 줄게.”

충격이었다. 현지가 신혁이를 좋아하다니!

“신혁이가 전학 오기 전까지는 나도 회원이었어. 그것도 거의 마스터 회원이었지. 그런데 신혁이가 전학 온 날, 신혁이를 보자마자 갑자기 좋아졌어. 난 처음에 우리 편의점 회원이 내 운명을 바꾼 줄 알았지만 아무도 내 운명을 조정한 기록이 없었어. 그러던 어느 날, 그 숲에 들어가는데 신혁이가 그걸 보고 날 따라온 거야. 신혁이는 내가 편의점에서 뭘 하는지까지 알아내더니 자기도 회원이 되고 싶다고 했어. 나는 신혁이를 회원으로 만들어주면 신혁이가 날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지. 그리고 몰래 회원 명부에 신혁이의 이름을 적어 놨지. 그러나 비밀은 곧 들통나고 나는 회원 자리에서 쫓겨났어. 정말 슬펐지만 신혁이를 사귀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쁨과 슬픔이 내 마음을 꽉 채웠어. 하지만 이 일은 처음부터 불가능했어. 신혁이가 너를 좋아하거든… 신혁이가 회원이 되고 싶어했던 이유는 너의 운명을 바꿔 자기와 사귀려고 한 거였어. 충격이지? 아무튼 나는 고백을 했지만 바로 차였고 신혁이는 ‘난 너 같은 애보다 도영이가 더 좋아’라고 말한 거야. 나는 정말 슬퍼서 울고 또 울었어. 소중한 마스터 회원 자리를 포기하고 신혁이가 원하는 대로 해 줬는데… 그래도 난 계속 신혁이를 도왔어. 신혁이한테 너의 번호를 알려주고 초보 회원은 하지 못하는 운명 바꾸기도 가르쳐 주었지. 그렇게 하면 조금이라도 신혁이가 날 좋아할 거라 생각했는데 신혁이의 마음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어. 미안해, 도영아… 충격 받았지?”

어느새 현지는 울고 있었다.

“응… 그래. 조금 충격은 받았지만 그거 가지고 나한테 미안해 할 이유는 없잖아….”

“이 말, 신혁이에겐 절대로 말하지 마!”

현지는 이렇게 말하고는 울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신혁이가 날 좋아하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음 날, 학교에 갔다. 교과서 정리를 하려고 사물함을 열었다. 웬 공책이 있었다.

“뭐지…?”

공책을 열어 보았다. 그리고 빼곡히 쓰여진 글을 읽어 보았다.

‘오늘도 현지는 나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나는 현지 대신 자리 청소도 해 주고 아침에 일찍 와서 현지 책상을 닦아 주었는데… 현지는 언제쯤 날 좋아할까… 반장 선거 때, 내가 현지 뽑으라고 다른 친구들에게 얘기 한 건 알고 있을까?… 하긴, 나 같은 걸 누가 좋아하겠어…. 오늘은 꼭 용기를 낼 수 있을까? 고백할 수 있을까…?’

충격을 받아 급하게 닫고 보니 준기의 사물함이었다. 다른 일에 머리가 복잡해서 내가 누구의 사물함을 열었는지도 몰랐던 모양이다.

“어, 황도영!!!”

오준기였다. 그의 공책을 본 걸 눈치 챈 걸까? 나도 모르게 말이 헛나왔다.

“몰라! 내용 몰라!!”

“뭔 소릴 하는 거야? 다음 시간 미술이잖아. 준비물 가져왔어? 나 좀 빌려주라….”

급 민망.

“응? 야, 내가 왜 너한테 빌려 주냐??”

“치사하긴. 너만 준비물 있는 줄 아냐? 다른 애들도 있거든??”

“아~ 그러셔?? 그럼 친한 현지한테 빌려!”

헉! 이제 준기가 눈치 챘겠다!

“너, 수업 끝나고 나 좀 보자. 도서관으로 와.”

왜 계속 말이 헛 나오는 걸까…?

1교시가 너무나 빠르게 끝났다. 도서관에 갔더니 준기는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준기야, 있잖아. 내가…”

“솔직히 말해. 너, 본 거 다 알아.”

“미안해. 일부러 보려던 건 아니었어… 그냥 실수로….” 다음 호에 계속

글=김태린(서울 하늘초 5)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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