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어린이들이 영화 속 캐릭터 돼 볼 수 있게 특별 미션 넣었죠

중앙일보

입력 2017.02.2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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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빤쮸(팬티)를 좋아하는 아기돼지 빰바돈의 이야기를 담은 TV애니메이션, ‘빰바라빤쮸’를 아시나요. 주인공 빰바돈이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빤쮸를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인데요. 엉뚱하지만 의젓한 매력이 전 세계 어린이의 사랑을 이끌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빰바돈빤쮸’가 첫 극장판 영화로 찾아왔습니다. 극장판 빰바라빤쮸에서는 빰바돈이 빤쮸 용사가 되어 바나나 왕국을 구하러 떠난다고 합니다. 영화 개봉을 축하하기 위해 빰바라빤쮸의 감독 벤피 네코가 우리나라를 찾았습니다. 소중 학생기자가 한국 청소년 대표로 그를 만났습니다. 빰바돈의 탄생 비화부터 빰바라빤쮸 2편에 대한 계획까지 소중 학생기자가 낱낱이 물어봤습니다.

극장판 '빰바라빤쮸' 벤피 네코 감독 인터뷰

함께 대화를 나누며 친구가 된 전성민·조은서·황윤서 학생기자(왼쪽 부터)와 벤피 네코 (왼쪽에서 세 번째)감독. 장진영 기자

함께 대화를 나누며 친구가 된 전성민·조은서·황윤서 학생기자(왼쪽 부터)와 벤피 네코 (왼쪽에서 세 번째)감독. 장진영 기자

-(조은서) 한국 방문을 환영합니다. 한국 어린이를 만나 보니 어땠나요.
“한국에서 ‘빰바라빤쮸’의 인기가 많다고 들었는데 실제 어린이들의 반응이 궁금했어요. 방한(한국을 방문함)을 결정한 이유죠. 그런데 시사회장에 들어서자마자 괜한 걱정이란 걸 깨달았어요. 웃음과 장난 가득한 한국 어린이 정서와 빰바라빤쮸가 어울리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죠. 특히 한국 어린이들의 열정 넘치고, 밝은 에너지에 놀랐어요. 일본 어린이들은 웃을 때와 웃지 않을 때의 포인트가 명확한데 한국 어린이들은 보는 내내 웃음을 잃지 않더라고요.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올 때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황윤서) 팬티와 아기돼지, 영화의 소재가 독특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볼 만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었어요. 모두가 쉬운 소재를 찾던 중 ‘아기돼지’와 ‘팬티’가 떠올랐어요. 두 소재가 만나면 재미가 더 커질 거라 생각했죠. 아기 돼지는 모두에게 친숙한 캐릭터고, 팬티는 어떤 이야기도 코믹하게 만드는 힘이 있잖아요. 두 소재가 만나 주인공 빰바돈이 탄생했어요. ‘팬티를 좋아하는 아기 돼지’라는 캐릭터의 가식 없고, 순수한 모습이 모두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아요.”

극장판 '빰바라빤쮸'의 주인공 빰바돈과 쮸냥

극장판 '빰바라빤쮸'의 주인공 빰바돈과 쮸냥

-(전성민) 굵은 선과 밝은 색감으로 표현된 그림에도 자꾸 눈길이 갔습니다.
“그림을 통해 캐릭터의 성격을 전달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캐릭터 디자인에 신경을 썼습니다. 엉뚱하지만 모든 일에 당당히 맞서는 주인공 빰바돈과 주변 캐릭터의 귀여움을 표현하기 위해 그림체에 차이를 뒀죠. 얇은 선보다 굵은 선을 이용해 귀여움을 강조하고, 밝은 색을 칠해서 또렷한 이미지를 만들었어요. 덕분에 빰바돈 캐릭터는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학용품 등의 디자인에 활용돼 코믹함을 전하고 있습니다.”

-(황윤서)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셨나 봐요. 어릴 적부터 애니메이션 감독을 꿈꾸셨나요.
“아니요. 어린 시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긴 했지만 그림은 잘 못 그렸어요. 그림은 제 여동생이 더 잘 그렸죠(웃음). 고등학교 때부터 영상 만드는 일에 관심이 생겼고, 영상학과에 진학했어요.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 감독을 꿈꾼 건 대학 졸업 후 TV 제작자로 일하면서부터예요. 해외 출장 중에 만난 어린이들에게 그림을 그려줬는데 모두 활짝 웃더라고요. 그 모습에 감동을 받았고 ‘아이들에게 웃음 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 애니메이션 감독의 길로 들어서게 됐어요. 그래서 빰바라빤쮸를 보고 깔깔 대며 웃는 어린이를 보면 흐뭇합니다.”

극장판 '빰바라빤쮸'

극장판 '빰바라빤쮸'

-(조은서) 어린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신 거 같아요. 이번 영화에 어린이만을 위해 준비한 내용도 있나요.
“네, 물론입니다. 빰바돈과 악당이 싸울 때 옷을 빙글빙글 돌려 달라는 미션을 넣었어요. 에너지 넘치는 어린이들이 영화 속 캐릭터가 되어 봤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죠. 빰바돈과 함께 몸도 움직이고, 대화도 하며 직접 참여하는 방법을 생각해낸 거죠. 무엇이든 직접 참여하면 두고두고 기억에 남으니까요. 다행히 어린이 관객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어요. ‘여러분의 빤쮸를 함께 돌려주세요’라는 빰바돈의 말에 어린이들이 함께 옷이나 모자를 돌리는 모습에 감동 받았어요. 일방적으로 재미를 만들기 보다 어린이 관객이 함께 재미를 만들고 싶어 넣은 미션입니다.”

-(조은서) 빰바라빤쥬를 제작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을 꼽아줄 수 있나요.
“재미있는 상황을 만드는 게 조심스러웠어요. 감독과 관객이 느끼는 재미의 포인트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죠. 제 생각에는 재미있어도 관객이 볼 땐 재미 없을 수 있으니까요. 보는 사람 모두가 재미라고 느낄 수 있도록 ‘썰렁함’이라는 요소를 이용했어요. 빰바라빤쮸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모두 엉뚱하기 때문에 뜬금없는 대사와 행동을 끼워 넣는 것이 어색하지 않았어요. 덕분에 썰렁한 상황을 의도적으로 만들 수 있었어요.”

-(전성민) 아! 맞아요. 썰렁해서 웃긴 부분이 있었어요.
“그랬다면 다행입니다. 하지만 제가 웃기려고 했는데 썰렁함이 감돈다거나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웃을 땐 난감했어요. 예를 들어 부적을 건네는 할아버지에게 빰바돈이 ‘냄새 맡아봐도 돼?’라고 건넨 대사는 재미로 넣은 건데, 한국 어린이들은 반응이 없더라고요. 의외의 반응에 놀랐죠. 이렇게 나 혼자만 웃는 건 아닌지, 모두가 재미있다고 공감하는 부분인지 늘 고민했어요.”

-(황윤서) 빰바돈 팬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일 수 있는데요. 빰바라빤쮸 2편도 계획하고 있나요.
“그럼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여러분을 위해 살짝 공개할게요. 빰바라빤쮸 2탄에서는 ‘살아있는 팬티’가 등장할 예정이에요. 빰바돈이 팬티를 키운다는 설정이죠. 알 속에서 부화하는 팬티를 지키기 위한 빰바돈의 모험이라고나 할까요. 2편 역시 빰바돈의 순수한 캐릭터가 잘 드러나는 스토리에요. 어떤가요? 재미있을까요?(웃음) 물론 프로듀서와 논의하며 이야기가 변할 수 있지만 극장판 빰바돈빤쮸 2편이 곧 여러분을 찾아올 거예요. 많이 기대해 주세요.”

인터뷰를 마친 벤피 네코 감독(오른쪽)이 직접 '빰바돈'캐릭터를 그려주었다. 장진영 기자

인터뷰를 마친 벤피 네코 감독(오른쪽)이 직접 '빰바돈'캐릭터를 그려주었다. 장진영 기자

-(전성민) 애니메이션 감독을 꿈꾸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직접 체험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네요. 어린 시절의 경험은 어른이 되어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 실감나는 이야기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거든요. 저는 12살 때 떠난 필리핀 여행을 잊을 수가 없어요. 첫 해외여행이었는데 먹는 것, 입는 것 등 나와 다른 생활 방식이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었죠. 그 경험은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상상을 자극하는 힘이 됐고요. 물론 지금은 인터넷으로 전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시대이지만 몸으로 경험하는 것만큼 좋은 공부는 없습니다. 많이 움직이세요, 많이 느껴보세요. 경험이 많을 수록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벤피 네코는…

벤피 네코는 교토대학 재학 시절부터 '벤피 네코'란 이름으로 독립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졸업 후 TV MAN UNION에서 주로 다큐 방송을 제작했다. 해외 출장 중 만난 아이들을 보며 세계의 어린이들을 웃게 하고 싶다는 결심을 하고 애니메이션 감독이 되었다. '레오나르도 박사와 기린마을의 친구들' '몬헌일기 아슬아슬 아이루 마을' 등 다수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었고, 2013년 처음으로 장편극장 애니메이션 '신드바드와 알라딘의 모험'을 공개. 이틀 만에 1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큰 화제가 됐다.

▶소중 학생기자의 취재 후기

전성민 (서울 당산초4)
“긴장했던 것과 달리 벤피 네코 감독은 유쾌한 분이었어. 인터뷰하는 동안 웃음이 끊이질 않았지. 우리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 주실뿐만 아니라 직접 그림을 그리며 설명도 해주셔서 금세 친해질 수 있었어. 그림 전공이 아님에도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어 애니메이션 감독이 됐다는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 어린이를 정말 좋아하시는 것 같아. 나도 사람들에게 재미와 웃음, 감동을 주는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조은서 (서울 서원초4)
“벤피 네코 감독은 모두가 웃을 수 있도록 캐릭터의 표정과 말투, 행동 하나하나를 꼼꼼하고 다양하게 만들었대. 그래서 누가 봐도 웃긴 장면이 탄생한 거지. ‘재미없다’는 반응이 나오지 않도록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고 해. 과장되지 않은 상황과 일상 속에서 경험할 법한 일을 통해 ‘짱구’나 ‘원피스’와 다른 재미를 만들었어. 관객을 배려한 감독의 마음 덕분에 온 가족이 함께 웃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탄생한 거 같아."

황윤서 (서울 서원초4)
“첫 인터뷰라 많이 떨렸는데 중간 중간 재미있는 이야기로 긴장을 풀어 주셨어. 우리 질문 하나하나에 귀 기울이고, 열심히 답해 주셔서 금새 적응할 수 있었지. 그림을 잘 못 그리신다면서도 최선을 다해 짱구를 그리는 모습에서 겸손함을 배울 수 있었어. 애니메이션을 직접 만든 분을  만나니 기분이 묘했어. 앞으로 벤피 네코 감독이 만드는 차기작도 빨리 만나보고 싶어.”

글=이민정 기자 lee.minjung01@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동행취재=전성민(서울 당산초 4)·조은서·황윤서(서울 서원초 4)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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