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blog] '이번엔 부산 때문에 …' 올림픽 날아갈까 평창 울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부산이 웃자 평창이 울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올림픽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2014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위원회는 지금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부산이 2009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콩그레스 유치 후보 도시 중 유력한 후보로 부각됐기 때문입니다.

IOC 콩그레스는 'IOC 총회 중의 총회'입니다. 1994년 파리 콩그레스 이후 15년 동안 없었고, 2009년 제15차 콩그레스가 열리게 됩니다. 2009년 콩그레스에서는 차기 IOC 위원장 선거와 2016년 여름올림픽 개최지 투표 등 굵직한 사안들을 결정하게 됩니다. 개최지는 다음달 8일 토리노 겨울올림픽 개막에 앞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결정됩니다.

IOC와 올림픽 관련 뉴스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문뉴스 매체 '어라운드 더 링스(AROUND THE RINGS)' 는 24일(한국시간) 9개의 후보 도시 중 유력한 후보였던 멕시코시티가 유치를 포기했으며 부산과 코펜하겐이 유력하다고 보도했습니다. IOC에서는 멕시코시티가 포기했다는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부산과 코펜하겐의 2파전이라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평창이 우느냐고요?

IOC에는 '한 나라에 두 개의 꽃다발을 주지 않는다'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습니다. 원칙은 없지만 올림픽 개최 도시를 결정하거나 선거를 치를 때 대륙별.국가별 안배를 고려합니다. 2010 겨울올림픽 유치 도시를 결정한 2003 프라하 IOC 총회 때 김운용 전 IOC 위원이 평창 유치를 방해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도 부위원장 선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울은 올해 4월에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ANOC) 총회를 열게 돼 있고, 부산은 2009 IOC 콩그레스 유치에 나섰습니다. 평창은 2014년 겨울올림픽 후보 도시이고, 부산은 또 2020 여름올림픽 유치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만일 부산이 2009년 콩그레스를 유치하게 되면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정부도 고민에 빠졌습니다. 한 대한올림픽위원회(KOC)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최근 이런 보고를 받은 이해찬 국무총리가 "현재 우리의 최고 어젠다는 겨울올림픽 유치"라고 했답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부산이 짚신 장수고, 평창이 나막신 장수인 것 같습니다.

성백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