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이 페북보다 더 중요한 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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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조지프 스티글리츠

조지프 스티글리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74)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가 “화장실이 페이스북보다 훨씬 중요한 발명”이라고 평가했다.

노벨 경제학상 스티글리츠 교수
최근 디지털 기술 발전 영향 평가

스티글리츠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월드거번먼트서밋’ 포럼에서 최근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의 발명들보다 화장실 같은 과거의 발명 더 중요하지 않으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스티글리츠는 “화장실이나 전기가 페이스북보다 훨씬 중요하다”며 “이런 발명은 실제로 우리의 건강을 증진하면서 생활 수준을 본질적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과 같은) 더 나은 광고 엔진을 갖는 건 광고업에서는 중요한 일이겠지만 우리 생활 수준을 본질적으로 바꾸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시각은 로버트 고든 미 노스웨스턴대 교수의 저서 『미국 경제성장의 흥망(The Rise and Fall of American Growth)』에도 잘 드러나있다. 고든은 과거 전기나 자동차의 발명에 비해 디지털 혁신이 경제적 혜택이나 삶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고 본다. 전기는 밤에도 생산 활동이 가능케 했고 전기세탁기와 냉장고는 여성을 가사 노동에서 해방시켰다. 자동차는 도시화로 이어졌고, 비행기는 전 세계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었다. 이에 비하면 TV나 인터넷, 스마트폰은 작은 혁신에 불과하다는 게 고든의 분석이다.

스티글리츠는 인공지능(AI)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우려도 숨기지 않았다. 스티글리츠는 “AI가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정말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5년 내 미국 내 트럭이 모두 자율주행차로 바뀔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며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인 AI로 인해 인간의 모든 직업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티글리츠는 정보의 비대칭성에 따른 시장의 효율성 하락에 따른 연구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으며 부의 불평등 해소와 시장의 실패를 막기 위해 정부의 즉각적인 개입을 주장하고 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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