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원 “서종대 원장 성희롱 사실과 달라…법적 대응”

중앙일보

입력

서종대(57) 한국감정원장이 여직원들을 상대로 수차례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감정원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전면 부인했다.

7일 일부 언론은 복수의 감정원 전·현직 임직원의 말을 빌려 서 원장이 지난해 11월 3일 ‘세계평가기구연합 총회’를 마치고 대구 수성구의 한 고깃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며 여직원들의 몸매와 외모를 품평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서 원장은 한 직원에게 “양놈들은 너 같은 타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넌 피부가 뽀얗고 몸매가 날씬해서 중국 부자가 좋아할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 매체는 서 원장이 케냐 해외 출장 중에도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덧붙였다.

감정원은 즉각 해명자료를 냈다. 자료에 따르면 “세계평가기구 총회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이 횡령과 사문서 위조 등으로 4000여만원의 공금을 횡령하려는 시도가 드러났다. 이들은 엄정한 감사를 거쳐 정직 등의 징계를 받자 3월 초 임기가 끝나는 서 원장을 음해해 본인의 입지를 회복하려는 배경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세계평가기구 총회 후 저녁식사는 비위를 저지른 직원과 함께 근무하던 여직원 3명이 징계를 우려해 사직하려 하자 사직을 만류하기 위해 만든 자리였다는 게 감정원 측 설명이다.

감정원은 “서 원장이 해당 직원에게 일도 잘하고 용모도 준수해 해외 고위공무원 연수 때도 해외고위공무원들이 좋아했다는데 사직하지 말고 감정원에서 계속 일해 달라고 말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해당직원은 ‘미국 취업계획이 있어 부득이 사직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며 “당일 회식에 참석한 직원 5명이 그런(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증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급기관인 국토교통부는 감사에 착수했다. 서정식 국토부 감사관은 “성희롱 의혹이 제기된 만큼 진상이 뭔지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종대 원장은 행정고시 25회로 건설교통부 주택국장, 주거복지본부장 등을 지냈다. 2011~2014년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을 거쳐 2014년 3월부터 한국감정원장을 맡고 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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