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아들 '코너링' 좋아 뽑았다던 그 사람…이번엔 "이름이 좋아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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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 중앙포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 중앙포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들에게 의경 보직 특혜를 줘 서울경찰청 차장 운전병으로 선발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백승석 대전지방경찰청 경위가 이번엔 우 전 수석의 아들이 "이름이 좋아서 선발했다"고 특검에 진술했다고 조선일보가 6일 보도했다.

이 신문 보도를 따르면 지난 2015년 서울경찰청 차장 부속실장이던 백 경위는 우 전 수석의 아들을 운전병으로 선발한 이유와 관련 "임의로 뽑기처럼 명단 중에 5명을 추렸는데 우 전 수석 아들이 그 안에 들었다"며 "5명 가운데 우 전 수석 아들의 이름이 좋아서 뽑았다"고 진술했다.

백 경위는 지난 2일과 5일 특검팀에 두 차례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백 경위는 특검에서 이 같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경위는 해당 논란과 관련해 이미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우 전 수석의 아들을 가리켜 "운전이 정말 남달랐다"며 "요철도 매우 부드럽게 잘 넘어갔고 코너링도 굉장히 좋았다"고 말해 한 차례 입길에 오른 바 있다.

우 전 수석의 아들은 지난 2015년 4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경비대에 배치됐다. 석 달 뒤인 같은 해 7월에는 서울청 운전병으로 전출됐다. 운전병 근무 특성상 고된 일이 적다는 점에서 이른바 '꽃보직'으로 불리기도 한다. 자대배치 후 4개월 동안은 전출을 못 하도록 한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강행된 전출이었다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신문은 특검팀 관계자가 "그렇다면 우 전 수석 아들이 로또라도 맞았다는 거냐"고 묻자 백씨는 "그런 것 같다. 근데 저도 연유는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모든 것이 우연의 일치라는 주장이다.

특히, 우 전 수석의 아들과 관련한 진술 내용이 계속 바뀌고 있다. 백 경위는 지난해 7월 말~8월 말 이석수 특별감찰관실 조사에서 "경찰 내부로부터 (우 전 수석의 아들을 운전병으로 뽑아주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9~10월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는 "누군가로부터 소개를 받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가 이어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코너링이 굉장히 좋아서 뽑았다"고 말했다. 이번 특검 조사에서 백 경위는 "이름이 좋아서 뽑았다"며 진술 내용을 바꾼 것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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