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손학규 ‘통합 대선경선’ 탄력 받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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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손학규(사진)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통합해 함께 대선 경선을 치르는 시나리오가 가시화되고 있다. 국민의당은 7일 의원총회를 열고 국민주권개혁회의와의 통합 문제를 공식 논의하기로 했다.

국민의당 오늘 의총서 통합 논의
손 “경선 기꺼이 참여해 승리할 것”

안철수, 평의원으로 교섭단체 연설
“2-5-5-2로 학제 모두 바꾸자” 제안

손 의장은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당과 개혁 세력이 합쳐지면 경선은 불가피하다”며 “경선에 기꺼이 참여해 승리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와의 경선을 기정사실화한 발언이다. 안 전 대표도 5일 “국민의당은 모든 문호를 열고 뜻을 함께하는 사람과 공정히 경쟁하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양측의 통합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손 의장이 지난 4일 만나 통합 협상에서 당명 개정 등 ‘구구한 조건’을 내걸지 않기로 합의하며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박 대표는 “열린 마음으로 다 논의하겠다”며 “함께하자는 방향으로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 의장 측 박우섭 인천남구청장도 “통합의 원칙은 합의가 됐고 통합의 의미를 가장 잘 살리는 방법과 시점이 언제인지에 대한 양측의 결단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통합 시기는 2월 중순과 2월 말 등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손 의장은 “탄핵소추안이 인용되거나 인용될 날짜가 결정되면 전광석화와 같은 정치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왼쪽)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전민규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왼쪽)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친 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전민규 기자]

이날 안 전 대표는 학제개편을 포함한 교육 개혁을 대선의 ‘대표 상품’으로 제시했다. 안 전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재 만 6세부터 시작하는 초등 6년, 중등 3년, 고등 3년의 학제를 전면 개편할 것을 제안한다”며 “제가 제안하는 학제개편안은 만 3세부터 시작해 유치원 2년, 초등 5년, 중등 5년, 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학교 2년으로 이어지는 혁신안”이라고 밝혔다.

안 전 대표의 구상에 따르면 유치원은 국가가 비용을 부담하는 공교육으로 전환되며, 현재 고1 나이인 만 15세부터 진로탐색학교나 직업학교에 진학해 2년간 학점을 쌓은 후 대학 진학이나 취업을 결정하면 된다. 대학은 평생학습 시스템으로 개편된다. 안 전 대표는 “평생교육을 대폭 강화해 중장년층에 대한 교육도 국가에서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학제개편을 향후 10년간 점진적으로 추진할 장기 과제로 제시했다.

안철수, 대선 결과 따라 연정 검토 시사

안 전 대표의 연설은 사실상 대선 공약 발표의 자리였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당 대표나 원내대표가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엔 박지원 대표가 나서 ‘평의원’ 신분인 안 전 대표의 연설을 추진했다.

안 전 대표는 “2월 국회는 국민께서 만들어주신 개혁의 골든타임”이라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 선거연령 18세 인하,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결선투표제와 관련해 “정치인에 의한 연대가 아니라 국민에 의한 연대, 결과를 위한 연대가 아닌 결과에 의한 연대가 만들어진다”며 “결선투표제가 위헌 가능성이 있다면 국회에서 통과시킨 후 헌재에 해석을 의뢰하자”고 제안했다. 대선 전 후보단일화 같은 연대나 연정파트너를 정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지만 대선 이후에는 결과에 따라 정당 간 연정도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측근은 설명했다.

글=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사진=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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