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작년 2800억원 조상 땅 되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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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난해 제주도 땅값 상승률(8.3%)이 전국 최고(전국 평균은 2.7%)를 기록할 정도로 폭등하자 ‘조상 땅 찾기’ 열풍이 뜨겁다. 5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들이 국토교통부의 국토정보시스템(지적전산망)을 활용해 사망한 조상 명의의 토지 등을 찾아주는 ‘조상 땅 찾아주기 서비스’를 통해 지난해 제주에서만 462만5098㎡(약 140만평)의 토지가 주인을 찾았다.

후손 1869명, 마라도 면적 15배 찾아
상속권, 무연고 묘 정리 등 절차 남아

국토 최남단 섬인 마라도 면적(약 30만㎡)의 15.4배나 되는 규모다. 현지 실거래 시세(3.3㎡당 약 20만원)를 감안하면 후손들이 찾은 땅 가치는 약 2800억원 어치에 이른다. 제주 인구(지난해 약 66만명) 중에서 1869명이 ‘대박’의 주인공이 됐다.

제주의 경우 2013년부터 4년간 1만1628건, 1만2815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이중 3591명이 1044만2111㎡(1만3986필지)의 조상땅을 찾았다. 2013년 732명이던 서비스 신청자는 지난해 7687명으로 급증했다. 다만 이번에 찾은 땅 면적은 조상이 남긴 토지를 단순 확인한 것으로 소유권 이전 절차는 따로 받아야 한다. 장기간 방치됐던 땅인 만큼 상속권 정리와 무연고 묘 처리 등 소유권 이전까지는 해결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주시 한경면에서 조상땅을 찾은 고모(36)씨는 “조상땅을 찾았지만 부지 중간에 무연고 무덤이 있는데다 형제들과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2015년 제주시 용담동에서 조상땅을 찾은 임모(61)씨는 “가족들과 땅을 잘 나누기로 합의됐으나 땅 일부에 다른 사람의 집이 있어 아직 처분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는 각 지자체 토지관련 부서나 민원실을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온나라부동산정보3.0(http://www.onnara.go.kr) 을 통해 직접 찾아 볼 수도 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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