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회사 재벌 틸러슨, 트럼프 정부 초대 외교수장 취임

중앙일보

입력

 
미국 메이저 석유회사 엑손모빌의 최고경영자(CEO) 출신 렉스 틸러슨(64)이 1일(현지시간) 상원에서 국무장관 인준안 통과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첫 외교 수장이 됐다.

틸러슨은 이날 오후 상원 외교위원회의 인준 직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국무장관 취임식을 갖고 임기를 시작했다고 미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금은 외교에 명민한 집중이 필요할 때”라며 “틸러슨이 잘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틸러슨 국무장관에 대한 상원 인준은 찬성 56표, 반대 43표(기권 1표)로 통과됐다. 공화당 의원 전원 52명이 찬성표를 던진 가운데 민주당 의원 4명이 당 지침과 다르게 투표했다고 CNN은 전했다. 과거 버락 오바마 정권의 국무장관인 존 케리와 힐러리 클린턴이 각각 94 대 3, 94 대 2의 압도적인 찬성표로 통과한 것과 대조된다.

텍사스주 출신인 틸러슨 국무장관은 1975년 엑손모빌에 입사해 2006년 CEO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5년 이상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 내 대표적인 친(親)러시아 인사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틸러슨의 친러 성향과 공직 경험이 없는 점을 문제 삼고 나서 인준과정이 험난했다.

틸러슨은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이란과 북한과 같은 적들이 국제규범에 순응하기를 거부하기 때문에 그들은 세계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대북압박 노력에 대해서도 ‘빈 약속’(empty promise)이라고 깍아내렸다. 세컨더리 보이콧(3자 제재) 등 강력한 대북 정책을 예고했다.

한편 이날 상원 법사위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준 표결을 실시해 찬성 11표, 반대 9표로 가결했다. 또 재무위원회도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톰 프라이스 복지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준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민주당이 이틀째 인준 표결을 보이콧했지만, 공화당이 민주당이 불참한 가운데 단독으로 재무위를 열어 표결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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