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특혜' 남궁곤, 면접장 앞서 손나팔로 "금메달"

중앙일보

입력

최순실(61)씨 딸 정유라(21)씨가 이화여대 입학시험을 볼 때 최경희 전 총장의 지시를 전달받은 면접위원들이 정씨에게 최고점을 몰아준 것으로 30일 나타났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날 법원에 제출한 남궁곤(56) 전 이대 입학처장의 공소장 요지에 따르면 최 전 총장은 2014년 가을 남궁 전 처장으로부터 "최씨 딸이 수시모집 체육특기자 전형 승마 종목에 지원했다"는 보고를 받은 후 정씨를 뽑으라고 지시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후 남궁 전 처장은 면접 당일 정씨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지참하고 면접을 볼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 면접위원들에게는 “총장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학생을 뽑으라는 지시를 했다”고 압박했다.

특히 남궁 전 처장은 고사장으로 이동하는 면접위원들을 쫓아가 두 손으로 손나팔을 만들며 “금메달입니다. 금메달”이라고 소리치기까지 했다. 이에 면접위원들은 금메달을 지니고 들어온 정씨에게는 전체 면접자 가운데 최고 점수를 주고 일부 다른 응시자에게는 낮은 점수를 준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결과 서류 전형에서 9등을 한 정씨는 면접점수를 합한 종합 평가에서 6등으로 순위가 상승해 응시자 111명 가운데 6명을 뽑는 수시전형에서 합격했다.

특검은 남궁 전 처장이 지난달과 이번 달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진상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최 전 총장으로부터 정씨를 합격시키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하는 등 위증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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